요양병원·시설 등 고위험군 확진 크게 줄어...사망자·중환자 감소
격리치료 병상 충분히 확보·백신 접종 본격화
느슨해진 거리두기·진단받지 못한 감염자 퍼지며 '조용한 전파' 확산

[라포르시안]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흘 연속으로 600~700명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발생하면서 4차 대유행이 사실상 본격화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4월 이후 발생하는 코로나19 유행 추세가 작년 12월 3차 대유행이 정점으로 치닫기 전 상황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0일 0시 기준으로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662명, 해외유입 사례는 15명이 확인돼 총 677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국내 누적 확진자 수는 10만8,945명(해외유입 7,804명)으로 늘었다.

현재 7,879명이 격리 중이며, 위중증 환자는 108명이다. 사망자는 1명으로 누적 사망자는 1,765명(치명률 1.62%)으로 늘었다.

4월 들어 500명대 수준의 환자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으며,최근 들어서는 나흘 연속으로 600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특히 주간 일 평균 환자 수는 559.3명으로 증가 양상이 3차 유행이 정점에 도달하기 전에 12월 초와 유사한 상황이다.

앞서 작년 12월 1일부터 신규 확진자 발생 현황을 보면 1일 511명, 2일 540명, 3일 629명, 4일 583명, 5일 631명, 7일 594명, 8일 677명, 9일 666명 등으로 500~600명대 사이를 오르내렸다. 그러다 12월 10일 698명으로 700명대 육박하다가 11일 950명, 12일 1030명으로 곧바로 1000명대를 기록했다. 이후 12월 24일 1237명으로 최고 정점을 찍은 후 유행세가 누그러지기 시작했다.

올해 4월 들어서 신규 확진 추세를 보면 1일 551명, 2일 558명, 3일 543명, 4일 543명, 5일 473명, 6일 478명, 7일 668명, 8일 700명, 9일 671명, 10일 677명을 기록하면 작년 12월과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3차 대유행 때는 요양병원·요양시설과 동부구치소 등 교정시설 등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확산된 반면 최근의 유행은 전국에 걸쳐 확진자 접촉에 의한 산발적인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관련 기사: 12월 한달새 코로나 누적 사망자 353명...요양병원 '코호트 격리' 악몽>

방대본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소규모 유행이 지속되고 있으며, 확진자 접촉에 의한 환자 발생(39.9%)이 지속하는 가운데, 방역 조치가 완화된 이후 유흥시설 등 다중이용시설의 환자 발생과 종교시설, 사업장, 어린이집에 대한 감염도 확산되고 있다. <관련 기사: 다시 700명대로...느슨해진 거리두기로 '진단받지 못한 감염자' 퍼져>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3차 유행 이후 경증·무증상 감염과 접촉자에 대한 조사 누락 등으로 미진단 감염자가 누적되면서 진단받지 못한 감염원이 상당수 퍼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확진자 중에서 감염경로 불명 비율은 작년 12월 23.3%에서 올해 1월 22.3%, 2월 20.7%, 3월 23.5%, 3월 28일~4월 2일 사이 27.5%로 증가하는 추세다.

3차 대유행 때는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등을 중심으로 고위험군인 노인층에서 다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급증했다.

3차 대유행이 최고 정점이던 작년 12월부터 올해 1월 초 사이에 발생한 코로나19 사망자만 500명에 육박했다. 이 중에서 1/3 정도가 요양병원 등에서 발생한 60대 이상 노인 환자였다. 이 기간에는 하루에 수십명의 위중증 환자가 발생하면서 격리치료 병상 확보로 의료체계에 큰 부담을 줬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신규 확진자가 600~700명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발생은 한 자릿수 아래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의 유행은 노인층 확진자가 줄어들고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는 젊은층 감염이 늘면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증가세가 둔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빠르게 진행된 것도 확진자 발생 비율을 크게 줄였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

코로나19 예방접종추진단에 따르면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 종사자와 60세미만 입소자를 대상으로 2월 26일부터 예방접종을 실시한 후 병원 및 요양시설 관련  코로나19 확진환자 발생비율이 감소하고 있다.

확진자 중 요양병원·시설 관련 발생 비율은 2월 1일부터 예방접종 시행 전까지 9.7%였으나 예방접종 시행 후 주별 발생비율은 5.6%(2월 27일∼3월 5일), 4.0%(3월 6일∼12일), 2.2%(3월 13일∼19일), 2.7%(3월 20일∼26일), 2.0%(3월 27일∼4월 4일)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배경택 추진단 상황총괄반장은 지난 9일 오후 브리핑에서 "2월에 시작한 백신의 효과가 나오면서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환자가 줄어들고 이로 인해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가 줄어들면서 전체적인 확진자는 늘지만 사망자는 감소하는 상황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4차 대유행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선제적인 진단검사를 확대해 적극적으로 숨은 환자를 찾아내고, 느슨해진 거리두기를 강화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또한 코로나19 백신 물량 확보에 범부처 차원에서 총력 대응이 필요하다.

한편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병상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면서 병상 여력은 안정적인 상황이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달 8일 기준으로 생활치료센터는 총 32개소 5,553병상을 확보하고 있으며, 가동률은 51.3%로 2,704병상 이용이 가능하다. 이 중에서 수도권 지역은 4,715병상을 확보하고 있으며, 가동률은 52.5%다. 현재 2,241병상 이용이 가능하다.

감염병전담병원은 총 8,627병상을 확보하고 있으며, 가동률은 전국 34.2%로 5,674병상 이용이 가능하다. 수도권은 2,645병상 여력이 있다.

준-중환자병상은 총 428병상을 확보하고 있으며, 가동률은 전국 42.5%다. 중환자병상은 총 766병상을 확보하고 있으며, 전국 611병상, 수도권 368병상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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