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원장원 교수, 심형진 전공의, 이영주 전공의.
사진 왼쪽부터 원장원 교수, 심형진 전공의, 이영주 전공의.

[라포르시안] '부부는 함께 늙어간다'지만 말과 배우자 간에 노쇠를 감소시키는 영향이 남성보다 여성이 더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경희대학교병원(병원장 오주형)은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가 총괄책임자로 진행하고 있는 ‘한국 노인 노쇠 코호트 구축 및 중재연구사업’에서 한국 노인과 관련된 유의미한 연구결과가 도출됐다고 5일 밝혔다. 

보건복지부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노인 노쇠 코호트 연구는 전국 10개 지역에 거주하는 평균연령 76.5세 노인을 대상으로 했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심형진 전공의가 참가자 2,128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부인과 같이 사는 남성 노인은 혼자 사는 노인에 비해 노쇠 가능성이 59% 감소했다. 

반면 여성 노인은 자녀·남편 모두 같이 사는 경우 노쇠할 확률이 혼자 살 때보다 67% 감소했으나, 자녀를 제외한 남편과 살 때는 혼자 살 때와 차이가 없었다. 

또다른 연구에서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이영주 전공의가 여성 참가자 1,264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폐경연령이 1살 늦을수록 신체적으로 노쇠할 확률이 5%씩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 혼인상태, 교육기간, 당뇨, 낙상, 여성호르몬제 복용 등 다양한 요인을 통제한 후 도출된 결과로 여성호르몬 노출이 길어질수록 신체가 노쇠할 확률이 감소한다고 추측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연구 총괄책임자인 원장원 교수는 “2016년부터 5년간 진행해온 노인노쇠코호트 사업은 내년 2월에 종료되지만 그동안 축적해 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의미 있는 연구결과를 산출해 고령화 사회 대응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노인병학회가 발행하는 영문 학술지 'AGMR(Annals of Geriatric Medicine and Research)'과 국제학술지 ‘노인학 및 노인병학(Archives of Gerontology and Geriatrics)'에 게재됐다. 

한편 원장원 교수팀은 노인 노쇠 코호트 연구를 통해 부부간 노쇠 동반 발생에 관한 연구도 이끌어냈다. 

지난 6월 '국제환경연구·공중보건저널'에 게재된 관련 연구는 70~84세 노년부부 315쌍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이 연구에서 남편이 노쇠한 경우 부인은 4.62배, 부인이 노쇠한 경우 남편이 노쇠할 가능성은 3.34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쇠의 위험요인 중 '체중감소'가 부부 간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파악됐다. 남편이 체중감소 시 부인은 8.34배, 반대로 부인이 체중감소 시 남편이 체중감소가 있을 확률은 4.91배였다.  

연구팀은 부부가 처한 공통적인 환경과 질병, 서로 간 정서교류 등이 배우자 간의 노쇠 동반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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