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민 교수가 80대 여성 폐암 환자를 진료하는 모습.
최창민 교수가 80대 여성 폐암 환자를 진료하는 모습.

[라포르시안] 고령에 폐암 진단을 받으면 치료를 해도 효과가 좋지 않을 것이라 여겨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들이 많다. 고령이어도 조기에 발견해 수술하면 치료를 받지 않는 것보다 생존율이 5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은 호흡기내과 최창민 교수팀이 2014년부터 3년간 1, 2기 비소세포폐암 진단을 받은 80세 이상 환자 800여명의 결과를 분석한 결과, 수술을 받은 환자의 약 72%가 3년 뒤에도 생존했지만, 치료 받지 않고 지지 요법을 힌 환자는 약 14%만 생존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고 29일 밝혔다. 

기저질환이 있거나 심폐기능이 떨어져 방사선 치료를 받은 1, 2기 환자의 3년 생존율도 약 42%였다. 지지 요법 환자에 비해 생존율이 3배 높았다.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의 약 80~85%를 차지한다. 병리학적 기준에 따라 소세포폐암과 비소세포폐암으로 나뉜다. 

고령 폐암 환자가 늘고 있지만 치료 결과에 대한 연구는 부족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조기 폐암인 고령 환자도 적절한 치료만 받으면 암을 극복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최창민 교수팀은 대한폐암학회와 중앙암등록본부에서 2017년부터 시행한 폐암병기조사사업 자료를 바탕으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국내 52개 병원에서 비소세포폐암으로 진단된 환자 6,576명의 치료 방법과 결과를 분석했다.

80세 이상 고령 환자는 780명이었다. 수술로 암 절제가 가능한 1, 2기 환자는 각각 약 21%, 약 9%였다. 수술이 힘든 4기는 약 54%였다. 80세 미만 환자에 비해 조기에 발견된 환자들이 적었다. 4기에 발견되는 비율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 2기에 발견된 80세 이상 고령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수술을 받은 환자는 약 31.3%였다. 80세 미만이 약 84.6%인 것에 비해 크게 낮았다. 아무 치료도 받지 않은 환자는 30%나 됐다.

수술 받은 고령 폐암 환자들의 3년 후 생존율은 약 72%, 방사선 치료는 약 42%, 지지 요법은 약 14%였다.

수술이 불가능한 4기로 진단돼 표적항암제로 치료를 받은 고령 환자들은 치료 시작 후 평균 약 9개월 정도 더 생존했다. 반면 아무 치료도 받지 않은 환자는 약 2.5개월 정도 생존했다. 늦게 발견해도 적절한 치료만 받으면 생존 기간이 늘었다.

최창민 교수는 "수술 받은 80세 이상 조기 비소세포폐암 환자는 연구 기간에 대부분 생존해 통계적으로 평균 생존 기간을 도출할 수 없다"며 "하지만 지지 요법을 받은 환자는 평균 약 11개월 생존하는 것으로 분석돼 평균 생존 기간에서도 차이가 컸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기침, 호흡곤란, 가래 등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며 "고령에 폐암 진단을 받아도 전신 건강 상태만 좋으면 포기하지 말고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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