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청한 하늘, 선선해진 날씨와 함께 완연한 가을이 찾아왔다. 가을에는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 있어 풍성한 먹을거리로 인해 체중이 증가하게 되고, 더불어 건조한 날씨로 체내의 수분이 부족해져 변비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도 가을철 조심해야 할 질병으로 꼽고 있는 변비는 과연 가을과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천고마비의 계절인 가을철에는 다양한 먹거리들이 생산되기 때문에 식욕이 왕성해진다. 매해 여름, 다이어트로 인한 소화 장애와 영양분 부족으로 에너지가 부족했던 몸은 가을철의 풍성한 음식을 통해 영양소를 축적하려고 한다. 명절 음식과 같은 기름진 음식은 장의 소화 능력을 저하시키고, 기름진 음식과 함께 섭취하는 탄산음료, 술 등은 복통을 동반한 과민성 대장증후군 관련 변비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건조해진 날씨와 더불어서 피부 등 체외 수분도 부족하지만, 여름에는 날씨가 더워 쉽게 수분을 찾고 섭취했던 반면 가을에는 섭취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체내의 수분도 부족해지며 배변이 어려워진다. 배변이 어려워진다는 것은 장의 연동운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며, 배출이 어려운 형태의 딱딱한 변이 직장에 축적되어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변기가 휴지에 의해 막히듯이 직장 항문 부위에서 변이 뭉쳐 배출이 되지 않는 심한 경우 병원 응급실에 내원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또한, 숙변이 장에 오래 머물게 되면 독소가 장 점막에 오래 노출되어 염증이나 암 발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서울송도병원 대장항문외과 원대연 과장은 “가을철 음식 중 변을 뭉치게 만드는 음식인 떡이나 홍시, 감 등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변비가 악화될 수 있다”며, “장이나 복부 수술 이력이 있는 분들은 유착성 장마비증을 특히나 조심해야 한다. 속이 더부룩하고 가스나 변이 차있는 데도 과식을 하게 되면 유착성 장마비 증상이 더욱 악화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또한, 몸무게 저하, 빈혈, 전신쇠약감, 복통, 혈변이 변비와 동반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 내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변비를 예방하기 위한 생활습관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째, 아침에 일어난 후 공복에 물 한잔을 마시는 것이 좋다. 공복상태에서의 물은 장을 자극하여 소화를 촉진시키며 대변이 딱딱해지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하루 중 체내수분의 증가 및 유지를 위하여 꾸준히 물을 마시는 것은 매우 잘 알려진 건강관리 방법이기도 하다.

둘째, 충분한 식이섬유 섭취가 필요하다. 식이섬유는 체내에 흡수되지 않고 수분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변비치료에 탁월하다. 또한 장의 연동운동을 활발하게 하며 대장 벽을 청소하는 역할을 해서 숙변 제거에도 효과가 있다. 하지만 충분한 수분이 없는 과다한 섬유질 섭취는 오히려 건강에 위험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조절이 필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프로바이오틱스 섭취를 통해서 장내 유익균의 비율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장내에는 유익균과 유해균이 서식하는데, 프로바이오틱스는 유익균 역할을 한다. 유익균이 유해균보다 적어지게 되면 위장에 해로운 영향을 주고 변비가 생기는 주 원인이 되고, 이를 방치하면 또 다른 합병증을 불러오게 된다. 따라서 유익균을 늘리기 위해 꾸준한 유산균의 섭취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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