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방광암은 비뇨기에 생기는 암 가운데 재발률 및 암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른 암으로 국내에서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방광암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8년 기준 3만 7,000여명으로 2012년 2만 여명 대비 약 1.7배 증가했다.

방광암 중 75~85%가 표면에 암이 발생하는 ‘표재성 방광암’이며 10~15%는 근육까지 침범한 ‘근육 침범 방광암’, 5%는 다른 곳까지 전이된 ‘전이성 방광암’이다. 표재성 방광암은 종양의 완전 절제가 가능하지만, 근육 침범 방광암은 재발율이 45%까지 달하고 주변으로 잘 전이돼 방광 적출술을 시행해야 한다. 이 때 흔히 병원에서 소변 주머니를 밖에 다는 ‘회장도관 요로전환술’을 시행하게 된다. 이러한 환자들은 방광을 절제한 후 죽을 때까지 배 바깥에 소변 주머니를 차야 한다. 이에 운동을 할 수도 없고 날씨가 더운 여름에는 냄새 때문에 외출하기도 힘들다.

최근에는 암 환자의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제 수술 후 환자의 삶의 질 자체가 중요해지고 있다. 따라서 방광암 환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는 것은 바로 ‘인공방광수술’이다. 인공방광수술은 환자의 소장 일정 부분을 이용해 새로운 방광을 만들어 정상적으로 소변을 볼 수 있게 만들어주는 수술이다. 수술 후에는 정상적으로 소변을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등산이나 골프, 성생활도 가능하다. 또 미관상으로나 기능면에 있어서 인공방광수술에 대한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이러한 인공방광수술은 방광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특히 일반인은 물론, 앞서 설명한 사례자와 같이 장애를 가지고 있는 환자의 경우 삶의 질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되기 때문에 방광암 환자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는 것.

2016년부터 매년 100건 이상의 인공방광수술을 시행하며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인공방광수술을 집도한 이동현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장은 “몸에 장애를 가지고 계신 분들도 인공방광수술을 통해 타인의 도움 없이 자력으로 소변을 볼 수 있다”며 “어떻게 보면 몸이 불편한 분들에게 더욱 필요한 것이 인공방광수술이다”고 했다.

이동현 센터장은 “인공방광수술 도입 초창기에는 수술 시간이 8시간 이상 걸렸지만 현재 경험과 노하우 축적을 통해 3~4시간으로 줄어들고 신경 및 혈관 손상을 최소화해 출혈도 적다”며 “또한 항생제 사용량을 낮출 수 있는 인공방광수술 도입을 통해 항생제 내성균 문제도 해결하는 등 무항생제, 무수혈 수술을 실현, 70대 이상의 고령 환자 및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도 인공방광수술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현 센터장은 그동안 약 300례의 무항생제 수술 결과를 정리해 국제학술지에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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