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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료전문가간 영역 문제, 사법부로 끌고 가는게 옳은가

서울북부지방법원은 지난 6월 13일 치과의사의 레이저 치료행위에 대해 원심의 유죄 판결을 뒤집고 무죄판결을 선고했다.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M치과의원 이모 원장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내원 환자에게 주름, 잡티 제거 등 미용 목적으로 프락셀레이저 시술을 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 100만원 처분을 받았다.

이 원장의 항소에 대해 북부지방법원은 "이 사건의 레이저시술들은 안전성이 상당히 검증돼 있고 치과의사가 전문성을 가지는 구강악안면외과학의 범위에 속한다"면서 "치과의사가 시술해도 생명이나 신체에 위험을 초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치과대학에는 구강악안면외과 등이 개설돼 있고 그 교과서에는 안면피부성형술, 안검성형술, 모발이식술, 레이저성형술 등이 포함돼 있어 미용 목적의 시술도 치과의사의 진료 범위에 해당한다는 뜻이다.

또한 법원은 "의료법은 의사는 의료와 보건지도를, 치과의사는 치과 의료와 구강 보건지도를 한다고 했을 뿐 면허 범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규정이 없다"면서 "의사와 치과의사의 면허범위는 일정 부분 중복될 수도 있다. 어떠한 의료행위가 의사의 면허범위에 속한다고 해도 그것이 반드시 치과의사의 면허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는 할 수 없으며 양악수술은 현재 성형외과의사뿐 아니라 치과의사에 의해서도 활발히 실시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로 인해 의료계 내에서 의사와 치과의사 간 면허범위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한의사의 IPL 사용, 치과의사의 보톡스 사용, 의사의 IMS에 관한 사건이나, 한의사의 방사선을 이용한 골밀도 측정 등이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의료인은 개별적으로 행하는 의료행위에 관해 업무범위를 면허범위로 하여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등으로 구분되고 있으나 그 상세한 면허의 범위 또는 업무의 범위에 관한 내용은 법원이나 보건복지부의 규정해석에 맡겨져 있는 상황이다.

의료인의 면허범위는 원칙적으로 면허를 취득하기 위해 교육받은 내용의 한도에서 정해짐이 타당할 것이다. 의료인의 면허 범위는 당해 의료인이 시행할 의술을 위한 의학적 학문의 내용에 따라 정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체적 사안에 들어가서 보면 면허의 범위에 관한 명확한 판단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러한 이유로 현행 의료법 제27조(무면허의료행위 금지)에서 정한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는 규정의 해석은 '면허된 범위의 전문적 지식과 기술로서 행하더라도 보건위생상 위해를 가할 수 있는 행위는 할 수 없다'고 해석하여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

이러한 견해는 의료인이 실제 사용하는 의료기기가 개발된 역사적 상황 보다는 사용한 의료인이 면허 받은 의학에 이론적 근거가 있는지 여부를 가지고 판단하여야 한다고 한다.

의료인 간의 면허 범위 다툼의 해결은 결국 사법부의 판단으로 귀결되어 결정된다. 이과적 사고방식에 의한 결론이 아니라 문과적 사고방식에 따른 판단이 최종적일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다 보니 판결을 내린 판사에 대해 이해관계에 따른 비판이 쏟아지거나 환영의 찬사가 동시에 공존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치과의사의 미용목적 레이저 시술행위에 대하여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여부에 관한 판결은 처음은 아니다.

지난 1972년 3월 28일 대법원은 의료법 위반 사건에 대한 판결에서 "곰보수술, 쌍눈꺼풀, 콧날세우기 등의 미용성형 수술은 의료의 기초적이고 초보적인 행위이기 때문에 일반 의사든지, 치과의사든지 간에 메스를 넣고 치료를 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행위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의미에서 의료행위에 준하는 행위라고 하겠다)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가 아니므로 의학상 의료행위에 속하는 것이라 할 수 없으므로, 오직 일반의사에게만 허용된 의료법 제25조 소정의 의료행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당시 대법원은 의료행위를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에 한정하는 행위로 보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코높이기 등 미용성형수술행위는 의료행위로 보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이 판결은 불과 2년 후인 1974년 11월 26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료법위반)로 폐기됐다. 미용성형행위도 공중위생의 위해를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의료행위로 판단한 것이다.

이렇게 2년 만에 대법원 판결의 태도가 바뀐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다. 그 중 성형외과학회의 지속적인 노력이 있었다고 한다. 미용성형에 대해 금기시했던 전통적인 의료계의 입장과 달리 이 부분에 대한 의료인(의사)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것이 의료인 내부에서도 문제 제기가 되었고 무분별한 비의료인 미용시술행위로 인한 부작용 발생, 의사단체의 영향력 강화 등이 간접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판단된다.

최근 일련의 의료행위에 대한 전통적인 시각과는 다른 접근은 같은 의료계 내부에서도 논란이 있을 수 있겠으나 점차 대세적 복합 융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을 부정할 수만은 없다고 본다. 물론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클 수도 있다. 이러한 의료계의 영역판단의 기준은 국민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사법부의 '사회통념'이라는 근본적인 정서법이다.

일본도 의사와 치과의사 간의 영역다툼이 1950년대 이후로 치열했으나 결국은 법원을 통해 일정 정도 마무리가 되었고 일본 법원은 2분법적인 판단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환자에게 부작용이 발생된 사실이 있는가? 부연하자면 공중위생상의 위해가 발생하였는지의 여부가 면허범위를 나눔에 있어 중요한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면허 범위 논란의 계기는 의료사고를 당한 환자가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계 내부의 특정 목적을 가진 전략적 고발이나 고소에서 기인되어 사법부 판단에 이른 것이 대부분으로 보인다.

이러한 고소나 고발의 결과를 수사나 재판을 담당하는 사법기관 입장에서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영역다툼의 뒤처리를 해주는 불쾌한 작업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계산해 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 집단의 영역다툼을 스스로 정리하지 못하고 일선 사법기관을 이용하는 것을 가히 달갑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논리적인 해결보다는 양측의 감정 대립과 아울러 수사기관의 불쾌감이 융합되어 의도된 바와는 다른 결론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전문가의 영역 문제를 사법부에 끌고 가겠다는 생각에 나는 찬성하지 않는다. 전문적 지식이 없는 사법부가 누구의 편을 들어 주기를 바라는 것은 처음부터 유아적 사고에서 기인한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전문가의 내부 윤리통제나 학술적 토론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정리되어야 할 사항으로 판단된다. 의료계 내부의 윤리위원회에서 정하는 것이 좀 더 세련되고 전문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김선욱은?

1994년 한양대학교 법과대학 법학과 졸업 2003년 대한의사협회 법제 상근이사 2008년 미국 워싱턴 조지타운대학교 시장경제연구소 객원연구원 2009년 대한병원협회 고문변호사2011년 법무법인 세승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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