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규 확진자 발생 이틀 연속 50명 아래로...사회적 거리두기 지속해야
50명 아래 유지하면 의료체계 일상적 수준서 의료자원 투입 감당할 수 있어

[라포르시안] 미국과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신규 확진자수가 이틀 연속으로 50명 아래 수준을 보이고 있다.

주말에 코로나19 진단검사 건수가 줄어든다는 점을 고려할 때 월요일에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여왔지만 이틀 연속으로 50명 아래 수준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는 7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수는 1만331명(해외유입 802명, 해외유립 사례 중 내국인 92.1%)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6일 하루동안 신규 확진자는 47명으로, 전날과 동일한 수준을 기록했다. 사망자는 6명이 늘어 총 192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확진자 가운데 6,694명(64.8%)이 격리해제됐고, 누적 검사수는 47만7,304건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 일일 및 누적 확진환자 추세(4월 1~7일). 표 출처: 보건복지부
코로나19 일일 및 누적 확진환자 추세(4월 1~7일). 표 출처: 보건복지부
요일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 자료 출처: 보건복지부
요일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 자료 출처: 보건복지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으로 50명 아래를 기록하면서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온 '사회적 거리두기'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2일부터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한 이후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 비율이 시행 전 19.8%에서 시행 후 6.1%로 감소했다.

집단감염 사례도 시행 전(3월 12~21일) 11건에서 시행 후(3월 22~31일)에는 4건으로 63.6% 감소했다.

감염 확산 차단의 고삐를 죄기 위해서 정부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오는 19일까지 2주간 연장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일평균 100명 안팎 수준으로 발생하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를 50여명 수준으로 떨어뜨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규 확진자 수가 50명 안팍 수준으로 떨어지면 국내 의료체계가 일상적인 수준에서 방역과 환자 치료에 필요한 의료자원 투입을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피로도가 누적되고, 따뜻한 봄 날씨가 이어지면서 다시 외부활동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SKT통신의 이동량 분석 결과를 보면 국민이동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기 이전(1월 9~1월 22일)에 비해 발생 4주차(2월 24일~3월 1일)에 이동량은 38.1%가 감소해 최저점을 기록했다. 그 이후부터 조금씩 증가해 8주차(3월 23~29일)인 지난주에는 발생 이전에 비해 28.1% 감소세를 기록했지만 이동량이 조금식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주말이었던 지난 4일에는 명동, 강남역, 홍대 등 젊은 연령층이 많이 방문하는 상업지구 중심으로 유동인구가 크게 늘었고, 여의도와 한강변, 남산 인근 등 꽃놀이 지역에도 방문객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SKT통신 이동량 분석을 기반으로 4월 4일 오후 2시 기준 서울 지역 유동인구 시각화.(자료출처: SKT) 명동, 강남역, 홍대 등 젊은 연령층이 많이 방문하는 상업지구 중심으로 유동인구가 크게 증가했다.
SKT통신 이동량 분석을 기반으로 4월 4일 오후 2시 기준 서울 지역 유동인구 시각화.(자료출처: SKT) 명동, 강남역, 홍대 등 젊은 연령층이 많이 방문하는 상업지구 중심으로 유동인구가 크게 증가했다.
SKT통신 이동량 분석을 기반으로 4월 4일 오후 4시 기준 서울 지역 유동인구 시각화.(자료출처: SKT) 오후 4시에는 여의도, 한강변, 남산 인근 등 꽃놀이 지역 방문객이 증가했다.
SKT통신 이동량 분석을 기반으로 4월 4일 오후 4시 기준 서울 지역 유동인구 시각화.(자료출처: SKT) 오후 4시에는 여의도, 한강변, 남산 인근 등 꽃놀이 지역 방문객이 증가했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장한 가운데 외부활동이 증가하면 집단감염 발생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게 한다. 게다가 해외 입국자의 감염사례가 증가하고 있고, 서울과 경기지역에서 병원과 집단시설을 중심으로 집단감염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에서 감염병 전문가들은 자칫 수고권에서 폭발적인 감염 확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국가적으로 코로나19 일평균 신규 확진자 발생을 50명 수준 아래로 떨어뜨리고 유지하는 게 절실하다.

이대로 가면 의료기관과 의료인력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다. 이미 상당수 의료기관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환자가 줄면서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했다.

재정상황이 취약한 중소병원과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는 건강보험 급여비를 선지급받거나 급여비 채권 양도로 금융대출을 받아 겨우겨우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더 길어지면 대형병원도 경영난을 버티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방역과 치료에 투입된 의료진의 피로도가 상당히 높아진 상태이고, 의료진 가운데 감염자 발생도 끊이질 않고 있다. 여기에 확진자 노출에 따른 의료기관 폐쇄와 치료거점 병원 전환으로 인한 지역별 의료공백도 길어지고 있다.

의료계뿐만 아니다. 등교하지 못하는 학생들, 부모들의 양육 부담 가중, 경제활동의 위축과 실직 위기에 놓인 노동자, 저소득층 및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게 닥친 생존의 위기는 감염병 재난의 파괴력을 절감하게 만든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6일 성명을 내고 "모든 사람이 지쳐가며, 특히 현장에서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여온 의료인들의 피로 누적은 심각하다"며 "한계에 다다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호소했다.

의협은 "따뜻한 봄기운이 우리를 유혹하더라도 나의 한 번의 인내가 어쩌면 한 생명을 구할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해 달라"며 "퇴근길의 시원한 맥주 한잔, 주말의 설레는 데이트 한번을 참고 미루는 것이 지금 우리 스스로를 지키는 유일한 길이고, 또한 지칠대로 지친 의료인들을 위한 일이라는 점도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뒷받침하는 강도 높은 경제적 지원대책이 따라줘야 한다. 

감염병 유행과 사회적 거리두기의 장기화로 소상공인‧저소득층‧비정규 노동자 등 취약계층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 코로나19 유행이 더 길어지면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계층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당장의 생존 위기 앞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는 공허하다.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은 7일 성명을 내고 "정부는 제대로 된 경제사회 정책을 마련해 실질적인 ‘거리두기’ 가 가능하도록 시급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지난 한 달 동안 현실적으로 거리두기가 어려운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이 이미 확인됐다"며 "집단감염의 위험에 노출된 정신병원 등의 시설에 수용된 취약계층, 열악한 업무환경의 노동자들, 무급휴직과 해고 위협에 처한 많은 간접고용·비정규직 노동자들, 소득감소로 한계상황을 맞은 자영업자 등은 사회정책이 없으면 거리두기를 지속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