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연령별 보장률 격차 존재...외래 진료에서 20%p 가까이 격차

[라포르시안] 민간보험 상품 중에서 암질환 보장과 함께 가장 많은 게 바로 여성질환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생명보험사를 중심으로 각종 여성질환의 진단비와 수술·입원비 등을 보장하는 다양한 보험상품이 출시돼 있다.

민간보험사는 왜 여성질환을 타깃으로 삼았을까. 건강보험 보장률을 보면 얼추 짐작이 간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 16일 공개한 '2018년도 건강보험환자 진료비 실태조사' 연구결과를 보면 건강보험 보장률 수치가 연령별로, 성별로 상당히 큰 차이를 보였다. 

인구사회학적 특성으로 볼 때 건강보험 보장성이 주로 5세이하 소아와 65세 이상 노인층 그리고 남성에 집중되고 있다.

2018년 기준으로 연령별 건강보험 보장률을 보면 85세 이상이 75.5%로 전체 평균 보장률(63.8%)보다 11.7%p 더 높았다. 다음으로 75~84세 72.1%, 0~5세 69.3%, 65~74세 67.2%로 순으로 전체 평균 보장률보다 더 높은 수치를 보였다. 

반면 6~18세(54.4%), 19~44세(53.4%), 45~64세(57.6%)는 전체 평균 보장률보다 더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외래진료에서 건강보험 보장률을 성별로 보면 전체 연령대에서 남성의 보장률이 더 높은 수준이다. 특히 여성 19~44세의 경우 외래 진료시 보장률이 43.1%로 가장 낮았다. 같은 연령대의 남성 보장률(45.8%)보다 2.7%p 낮았다. 외래 진료시 보장률이 가장 높은 75~84세 남성(64.7%)과 비교하면 21.6%p 차이가 났다.

6~18세 여성의 외래 보장률도 44.5%로 같은 연령대의 남성(48.4%)보다 3.9%p 낮았고, 45~64세 여성의 보장률도 46.2%에 그쳐 같은 연령대의 남성(49.4%)보다 3.2%p 더 낮았다. 

자료 출처: 건강보험공단 '2018년도 건강보험환자 진료비 실태조사' 연구결과. 표 제작: 라포르시안
자료 출처: 건강보험공단 '2018년도 건강보험환자 진료비 실태조사' 연구결과. 표 제작: 라포르시안

입원진료에서 성별에 따른 건강보험 보장률도 전반적으로 남성이 더 높았다.

19~44세 연령대 여성의 입원시 건강보험 보장률은 63.3%로 남성(59.9%)보다 더 높은 수준을 보였지만 45~63세 연령에서는 여성의 보장률(58.3%)보다 남성(66.1%)이 더 높았다. 65세 이상 연령대에서는 남성이 보장률이 더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주요 진료과별로 보면 산부인과의 보장률이 다른 과와 비교해 낮은 편이었다. 그러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보장성 강화대책(문재인 케어) 추진으로 초음파 급여화 등의 영향을 받아 보장률이 빠르게 높아졌다.

실제로 상급종합병원의 진료과목별 보장률 추이에서 산부인과는 2010년 46.2%에서 2013년 46.6%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이후 정부 차원에서 출산 인프라 회복을 위해 임산부의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면서 산부인과의 보장률이 높아져 2016년 55.3%에서 2017년 58.3%, 2018년 65.8%로 확대됐다. 

의원급에서는 산부인과의 보장률이 2018년 기준으로 52.5%에 그쳐 주요 진료과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비뇨기과의 보장률(62.2%)과 비교하면 10%p 가까이 차이가 났다. 

이러한 보장률 수치는 건강보험 보장성 혜택이 특정 연령대와 특정계층에 집중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가 질환별, 항목별, 비용별 중심으로 이뤄지다보니 보장성이 계층별로 차별적인 구조를 만든 측면이 있다.

인구사회학적 특성으로 볼 때 건강보험의 보장률이 고령층과 남성에서 높고, 청장년층 및 여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보장 수준의 격차가 존재한다.

특히 여성의 보장률이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고, 여성의 외래진료에서 보장률이 상당히 낮다는 점은 적극적인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청장년층의 낮은 보장률은 질병 예방과 재활 부문의 보장성이 낮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 때문에 청장년층에서 병을 키워 노인이 됐을 때 각종 만성질환에 시달려 의료비 지출 부담을 높이는 구조를 고착화한다는 점에서 개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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