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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헬스케어 빅데이터' 정책플랫폼 부재..."부처간 중복 사업"국회서 활용방안 토론회 열려..."보건의료 빅데이터 활용도 병원간 양극화 심해"

[라포르시안] "헬스케어 빅데이터 활용은 필요하지만, 너무나도 민감하고 복잡한 생태계다. 정부는 헬스케어 분야에 어마어마한 자금을 쏟아붓는 중이고 의료계에서도 벌써 140명의 의사가 '정보의학인증의'를 받아 관련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우려되는 건 대형병원들이 수많은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하면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지고, 빅데이터 관련 정부 정책도 일관적이지 못하다는 점이다. 일관된 정책을 펼 수 있는 상위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한현욱 차의대 정보의학교실 교수)

"환자 진료 데이터 활용에 어려움이 많다. 국내 스타트업들이 인공지능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싶어도 데이터를 구할 수 없다. 데이터를 구하려면 병원 IRB(임상연구심의위원회)를 거쳐서 받아야 하는데 그마저도 분절된 데이터가 많다. 그래서 해외 데이터를 가져다가 쓰는 실정이다." (배인호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 이사)

"헬스케어 빅데이터 활용방안을 논의하는 기구에 소비자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의료정보에 대해 소비자는 잘 모른다. 의료정보에 대한 소비자 교육 등이 필요하다. 소비자 중심이 되지 않으면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황선옥 소비자시민모임 상임고문) 

지난 18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는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 주최로 '헬스케어 빅데이터 활용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김 의원은 올해 초부터 디지털 헬스케어와 관련한 시리즈 토론회를 열고 있다. 이번 토론회도 시리즈 토론회 중 하나로 기획했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한현욱 차의대 정보의학교실 교수는 "우리나라 헬스케어 빅데이터 관련 정책의 문제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각자 대형 사업을 진행하는데 똑같은 과제를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정부 정책을 아우를 수 있는 상위 거버넌스가 있어야 한다. 상위 거버넌스를 통해 일관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문제는 빅데이터 관련 연구를 대형병원이 독식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 교수는 "빅 5병원을 중심으로 한 대형병원이 자체 펀드를 투자하고 국가연구비도 싹쓸이하고 있다. 중소병원은 처다만 보고 있는 실정"이라며 "대형병원들이 수많은 빅데어터 기술을 활용하면 상급종합병원 쏠림이 더 심해질 것이다. 이런 상황은 동네의원 의사도 대형병원 의사도 원치 않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빅데이터 헬스케어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풀어야 할 숙제도 산적해 있다고 했다.

한 교수는 "헬스케어 빅데이터 활용은 필요하지만 안팎으로 문제가 있다"며 "안으로는 데이터의 표준화, 데이터 간 상호 운용성, 어설픈 개방, 데이터의 신뢰성 문제가 존재하고 밖으로는 개인정보 규제, 정보공유 규제, 클라우드 정보 보관 규제, 유전자 정보 규제, 링크 오픈 데이터 부재 등의 걸림돌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것이 규제 샌드박스지만 그 안에서 다시 규제를 만드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해법은 헬스케어 빅데이터 활용과 관련한 상위 거버넌스를 만들고 그 안에서 일관된 정책을 생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현장서 활용할 보건의료 빅데이터 구하기 너무 어렵다"

주제발표에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 배인호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 이사는 "기업들이 국내 환자 진료 데이터를 구할 수 없어 외국의 데이터를 가져다 쓰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건강보험공단 등에서 제공하는 보건의료 빅데이터도 활용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라고 한다. 

배 이사는 "건보공단과 심평원에서 데이터를 판매하지만 실제로 연구를 하려면 낮은 퀄리티의 데이터조차 구하기 어렵고, 데이터도 매우 제한적"이라며 "이런 다양한 문제를 빨리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 이사는 "헬스케어 빅데이터는 병원 소유의 데이터가 아니라 개인의 소유다. 환자 개인이 자기주도권을 갖고 팔수 있는 시스템이 돼야 한다"면서 "산업현장에서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만들기 위해 '마이데이터' 사업을 더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헬스케어 빅데이터 관련 정부 부처들도 주제발표자와 산업계 관계자의 의견에 동감를 표시했다. 

김영성 산업부 R&D전략기획단 팀장은 " 한현욱 교수의 결론과 같다는 전제로 말하겠다"며 "헬스케어 빅데이터 플랫폼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부처와 민간을 통합하는 협의체가 있어야 한다. 그런 강력한 협의체가 있다면 디지털 헬스케어가 신산업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헬스케어 빅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는 건보공단의 김연용 빅데이터실 센터장은 "건보공단은 표본 DB와 맞춤형 DB를 제공하는데, 맞춤형 DB가 정보 이용의 80% 차지한다"며 "2014년부터 3,000건 넘게 자료제공이 이뤄졌다. SCI급 논문이 다수 발표될 정도로 연구 측면에서는 활성화됐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다만 다양한 측면서 자료 제공의 원칙과 거버넌스는 사회적 합의와 함께 부작용 해소 방안 등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 우리 사회의 공공선을 위해 방향과 원칙을 정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국민의 권익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기본원칙을 정하고 활용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박정환 복지부 의료정보정책과 사무관은 "헬스케어 빅데이터는 매우 민감한 개인정보에 포함된다. 정보 주체의 권익과 직결된다"면서 "너무 포괄적으로 데이터 활용 방안을 논의하면 서로 원하는 합의는 해보지도 못하고 목소리만 높이다 끝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내년에 의료데이터 중심병원을 출범할 계획도 제시했다.  

박 사무관은 "의료데이터 중심병원을 내년에 론칭할 계획이다"며 "의료기관이 자체적으로 보유한 데이터를 잘 활용하도록 하고, 이런 결과가 헬스케어 기업들에 제공되도록 하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희귀난치질환자 및 그 가족 등 100만명 규모의 유전체 정보를 모아 진단 및 치료에 활용하는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사업을 내년부터 추진할 계획이다. 

박 사무관은 "'더 건강한 사회'라는 대명제 아래 모두가 희망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목적을 특정하고 그 목적에 따라 사회적 논의가 진행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진규 기자  hope11@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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