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 전공의 정원 감소...신경과의사회 "일할 의사 턱없이 부족해"

사진 왼쪽부터 신경과의사회 이상범 공보이사, 이은아 회장, 송은영 총무이사.
사진 왼쪽부터 신경과의사회 이상범 공보이사, 이은아 회장, 송은영 총무이사.

[라포르시안] 치매국가책임제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려면 치매, 중풍 등에 특화된 신경과 전문의 배출을 늘리고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은아 대한신경과의사회 회장은 지난 24일 춘계학술대회가 열린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가가 치매를 관리하는 개념인 치매국가책임제 시행은 환영할 일이지만 출발점은 정확한 진단과 치료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치매는 알츠하이머 치매, 혈관성 치매, 초로기 치매, 알콜성 치매 등 근본 원인을 잘 감별해서 치료해야 한다"며 "그러려면 전문가를 파트너로 생각해서 함께 가야 하는데 신경과 의사가 부족하다. 배출을 늘리는 것도 국가가 안 해준다"라고 지적했다. 

국내 치매유병률은 10%로 노인 10명 중 1명꼴로 치매를 앓고 있다. 

중앙치매센터가 지난 20일 공개한 '2018 대한민국 치매 현황 보고서'를 보면 2017년 현재 65세 이상 치매 환자는 70만 5,473명으로 집계됐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2024년에는 치매 환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서고 2039년에는 200만명, 2050년에 3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비해 신경과 전공의 정원은 2015년 93명에서 지난해에는 82명으로 오히려 줄었다. 

이은아 회장은 "고령화 사회에 따라 노인 인구는 늘어나고 그들 대부분이 뇌와 신경계에 생기는 노인성 질환을 앓는다. 이를 진단해서 치료하는 전문가인 신경과 전문의를 육성해야 한다"면서 "신경과 의사들도 치매국가책임제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싶지만 일할 의사가 턱없이 부족하다. 신경과 전공의 정원이 90명도 안 된다"고 했다.

송은영 신경과의사회 총무이사는 "워낙 배출되는 인력이 적다 보니 지방에서는 신경과 의사를 구경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은아 회장은 "저출산 고령화라는 추세에 맞게 의료인이 배출되어야 한다. 외과 의사가 없어서 수술은 누가 하느냐고 하는데 노인질환 진단은 누가 하느냐"며 "심지어 신경과에는 상대가치점수 가산점도 없어 수가가 너무 낮다"고 주장했다.  

이상범 공보이사는 "오늘 강연자로 나선 한 의과대학 교수는 '신경과에서 하는 유발전위검사는 검사자인 임상병리사도 힘들고 환자도 힘든 검사다. 약 1시간가량 검사하는데 수가는 3만원에 불과하다"며 "신경과 의사와 직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육성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약 450명의 회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신경과의사회 춘계학술대회는 MRI 급여화에 따른 판독료 신설 관련 교육, 신경학적 검사, 환자와 법적 문제 발생시 대응방안 등에 대한 강의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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