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수 전 진주의료원장 "너무 안타깝다…공공병원 반드시 있어야"

▲ 지난 2009년 9월 진주의료원에서 장소협찬을 한 영화 ‘내사랑 내곁에’의 개봉을 앞두고 열린 시사회에서 김양수 당시 의료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진주의료원 홈페이지

“진주의료원 노조가 강성노조라고? 6~7개월씩 월급도 못 받는 사람들이 무슨 강성노조인가”

경남도의 진주의료원 휴폐업 강행이 전국적인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이런 가운데 지난 2007년 3월부터 2010년 3월까지 만 3년간 진주의료원장을 지냈던 김양수 전 원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이 홍준표 도지사의 폐업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 전 의료원장은 지난 2007년 3월 부임한 이후 2008년 2월 초전동으로 신축 이전하는 과정에서 의료원 경영 개선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던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그는 재임 기간 동안 경남도로부터 몇 차례의 감사를 받았고, 이를 견디다 못해 사퇴를 표명할 만큼 도와 갈등을 겪기도 했다.

당시 경남지역에서는 김 전 원장이 공개적으로 경남도의 소극적인 진주의료원 지원 문제를 지적하고, 경남도청 고위공무원의 인사청탁을 거절하면서 보복성 표적 감사를 당했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실제로 전국보건의료노조도 김 전 원장의 재임기간 중 상황에 대해 “병원발전위원회를 결성해 환자유치에 적극 동참했지만 의료원 발전의 대를 닦아야 하는 중요한 시점인 2009년에 신축이전 후 처음으로 환자가 늘어나면서 ‘이제는 자리를 잡겠다’고 판단했는데 경남도에서 표적 감사를 시작했다. 책임경영을 방해한 경남도의 책임이 크다”고 평가했다

김 전 원장은 지난 8일 본지와 통화에서 “(진주의료원 상황이)너무 안타깝다. 진주의료원은 분명히 될 수 있는 병원이다. 도에서 하는 일들이 아쉬운 점이 너무 많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2008년 2월 신축 이전 후 의료원 경영 상태가 많이 호전됐다. 당시에는 환자들로 가득 차 빈 입원실이 없을 정도였다”며 "하지만 도에서 지원이 거의 없었다. 지금 진주의료원 누적적자의 결정적 요인은 신축 이전을 위한 지역개발기금 차입금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도지사, 대체 왜 그러는지 의아하다"홍준표 도지사가 진주의료원 노조를 ‘강성노조, 귀족노조’라고 평가하는 것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그는 “재임 기간 동안 임금체불 때문에 고발당한 적은 있었지만 노조가 이유없이 날 괴롭힌 적은 없었다. 한 번도 의료원 노조를 강성노조고 생각한 적이 없다”며 “귀족노조가 어디 있나. 6~7개월 씩 임금도 받지 못하는 그 사람들이 무슨 귀족노조인가”하고 반문했다.

홍 지사가 취임 60일 만에 진주의료원을 폐업하겠다고 선언한 배경으로 경남도청 공무원들의 잘못된 보고 때문이 아닐까 추측했다. 

김 전 원장은 “홍 지사가 취임 3개월도 안 돼 진주의료원 사정을 제대로 모르는 상황에서 무엇 때문에 그러는지 의아하다. 도청의 보건행정 분야 공무원들의 그것 때문이 아닐까 싶다”며 “홍 지사의 취임후 뭔가를 만들어 주려는 의도에서 그런 게 아닐까 추측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당시 표적 감사 논란에 대해서도 어렵게 입을 뗐다.

그는 “도에서 오는 청탁을 거의 받아들인 적이 없었다. 당시 도청 공무원들이 엄청났게 압박했지만 정도를 걷는다는 생각으로 버텼다”고 말했다.

지역거점공공병원으로서 진주의료원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전 원장은 "지난 2009년 신종플루 대유행 당시 진주의료원의 역할이 컸다. 그런 측면에서도 공공병원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진주의료원은 앞으로 경영개선이 될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을 갖췄다. 노조와 잘 타협해서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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