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겨울의 시작이라는 입동(立冬)이 다가왔다. 이맘때가 되면 급격히 낮아진 기온에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고민이라는 사람이 늘어난다. 대부분 얼굴 혈관이 일시적으로 확장되는 안면홍조 증상의 일환이다.

대학피부과학회가 지난 2016년 10개 종합병원 피부과를 방문한 환자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안면홍조 환자는 2014년 2천512명에서 2016년 2천970명으로 약 20%가 증가했다. 홍조는 누구나 나타날 수 있고 통증을 수반하지 않아 치료에 대한 인식은 낮은 편이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CU클린업피부과 일산점 남상호 원장은 “다른 사람보다 피부가 더 심하게 빨개지고 상태가 오래 가면 안면홍조증으로 진단한다”며 “본인의 의지와 상관 없이 양볼, 목 부위의 피부가 툭 하면 울긋불긋해져 일상생활이나 대인관계에서 큰 고충을 겪는다”고 말했다.

특히 찬바람 부는 겨울철에 안면홍조는 더욱 심해진다. 실내 외 온도 차이가 크면 자율신경이나 혈관활성물질에 의해 진피 내 모세혈관이 확장되어 피부가 수시로 붉어진다. 계절적 요인뿐 아니라 폐경기, 스테로이드 연고의 장기 사용, 스트레스, 긴장,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 자극적인 화장품 등도 홍조의 원인이다.

이렇게 한번 확장된 혈관이 저절로 잘 수축되지 않는 경우 치료 없이는 안면홍조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증상이 심해지면 피부 위로 실핏줄이 거미줄처럼 보이는 모세혈관확장증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또 혈관 수가 증가한 상태이므로 염증성 병변이 자주 발생하거나, 코의 붉은 기가 지속되는 주사비까지 생길 수 있어 하루라도 빨리 치료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홍조 치료의 경우 혈관 레이저와 리쥬란힐러, 물광주사의 병행 시술이 많이 알려졌다.

홍조레이저는 엑셀V레이저를 활용한다. 엑셀V레이저는 상용화된 레이저 중 혈관 흡수가 가장 높은 532 나노미터 파장을 피부에 전달해 혈관을 선택적으로 줄여주는 시술이다. 안면홍조, 모세혈관확장증, 주사비, 혈관종, 포도주색 반점, 붉은 여드름 자국, 붉은 흉터 등 혈관질환에 효과적이다. 통증, 흉터 위험이 적고 일상복귀가 빨라 환자 부담도 적다.

건조하고 예민한 피부에는 필광주사, 리쥬란힐러가 시행된다. 필광주사는 교차결합을 지닌 히알루론산필러를 주사하므로 기존의 물광주사보다 긴 유지력과 볼륨감 생성이 특징이고, 리쥬란힐러는 연어 DNA 정제물질이 피부치유 능력을 활성화해 피부재생과 보습력을 높인다.

홍조 치료에 있어 같은 시술법이라도 시술하는 의료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은 물론이다. 남상호 원장은 “홍조 치료는 개인의 피부 속 모세혈관 크기, 분포, 확장 정도에 따라 정확한 판단력과 섬세한 기술이 필요하며, 이에 따라 부작용이나 치료결과가 좌우되므로 반드시 관련지식과 임상경험이 풍부한 피부과 전문의에게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안면홍조는 적절한 생활습관도 필요하다. 평소 뜨겁거나 온도가 높은 장소, 맵고 뜨거운 음식, 알코올, 스트레스는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치즈, 요거트, 초콜릿 등의 섭취를 줄이고 화장품은 성분 수가 적은 걸로 바르되 가지 수도 최소화시킨다.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