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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서도 계속되는 제주 영리병원 설립 논란제주특별자치도, 공론조사 통해 개설허가 결정..."의료영리화 적폐 청산해야"

[라포르시안] 박근혜 정부 때 시작한 제주특별자치도의 '제1호 외국영리병원' 설립을 둘러싼 논란이 문재인 정부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의 외국영리병원 설립 승인을 둘러싼 논란은 박근혜 정부 초기였던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3년 2월 중국 천진화업그룹이란 곳에서 제주특별자치도에 '싼얼병원'이란 영리병원 설립 사업계획서를 제출했고, 몇 차례 논란을 거듭한 끝에 2014년 9월 보건복지부가 싼업병원 설립을 불허했다.

당시 싼얼병원이 줄기세포를 이용한 피부미용이나 항노화 관련 시술을 사업계획에 포함시켜 논란이 됐고, 뒤늦게 중국 모기업 대표가 사기 대출 혐의로 구속됐고 회사가 부도가 났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후 2015년 2월에는 다시 중국 녹지그룹이란 곳에서 한국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녹지국제병원'이란 영리병원 개설에 뛰어들었다. 제주도는 2015년 4월 녹지국제병원 설립 사업계획서의 승인을 복지부에 요청했다. 그해 12월 복지부가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서를 승인하면서 국내 첫 외국영리병원 설립이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녹지국제병원 설립과 운영에 국내 의료자본이 중국 현지기업과 협력해 우회적으로 영리병원 사업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영리병원 설립이 국내 의료환경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최종 개설 허가 결정이 늦춰지고 있다. <관련 기사: 싼얼병원보다 더 수상한 녹지국제병원, 제주 영리병원은 정말…>

박근혜 정부에서 새 일자리 창출과 의료관광산업 활성화를 명분으로 내세우며 추진한 녹지국제병원은 성형외과, 피부과, 내과, 가정의학과 등의 진료과를 둔 47병상 규모의 작은 병원으로, 여기에서 근무하는 의료진과 직원도 130여명에 불과하다. 이 정도 규모의 병원으로 새 일자리 창출과 의료관광산업 활성화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이 높다.

이미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해 11~12월 사이 4차례의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녹지국제병원 최종 개설 여부를 심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채 계속 미루고 있다. <관련 기사: [단독] 제주 녹지국제병원, 내국인 진료금지 '외국인 전용병원' 허가 가능성>

그러던 중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3월 녹지국제병원의 개원허가 여부를 숙의형 공론조사를 통해 도민의 공론을 형성한 후 최종 결정키로 했다. 이를 위해 '제주특별자치도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지난 4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데 이어 오늘(30일)과 내일(31일) 이틀간 제주시와 서귀포시에서 각 지역별 도민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공론조사위원회는 2차례의 지역별 토론회가 끝나면 연령·성별·지역 등을 배분한 도민 3,000명을 대상으로 2주동안 1차 공론조사(여여론조사)를 실시한다. 동시에 200명의 도민참여단도 모집한다. 도민참여단을 대상으로 약 3주 동안 토론회 등 숙의 프로그램을 진행한 뒤 2차 공론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공론조사위원회는 1차와 2차 공론조사 결과 등을 참고해 9월 중 최종 권고안을 작성하고, 녹지국제병원의 최종 허가권한을 갖고 있는 원희룡 도지사에게 권고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국내 처음으로 설립되는 영리병원이란 점에서 제주 녹지국제병원 개설 여부를 놓고 제주 지역사회는 물론 각 시민사회와 보건의료계의 관심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시민사회단체와 의료계는 박근혜 정부에서 강력하게 밀어붙인 제주특별자치도내 외국 영리병원 설립을 통한 의료민영화 의혹을 문재인 정부에서 확실하게 걷어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의료민영화 저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와 '의료영리화 저지와 의료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는 30일 공동성명을 내고 박근혜 정부에서 의료민영화 논리로 추진한 제주 녹지국제병원을 문재인 정부에서 청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와 제주도민운동본부는 "박근혜 정권 하에서 영리병원 도입은 그 자체가 가진 문제 때문에, 각종 투기와 불법적 문제들이 개입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 수차례 경고한바 있고, 제주 영리병원 도입 역사는 실제 온갖 부정 부패로 얼룩진 역사 그 자체"라며 "중국 녹지그룹의 영리병원 사업계획에는 미래의료재단이라는 국내 의료법인과 연결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으며, 녹지국제병원은 사실상 국내 의료기관들이 편법으로 영리병원으로 진출하는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가장 큰 문제는 녹지국제병원 설립이 가져올 '뱀파이어 효과'이다.

양 단체는 "영리병원은 주변 의료기관들을 전염시켜 전체 의료비를 올리고 영리화시키는 감염원이다. 관리 통제가 가능한 공공의료기관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민간의료기관이 90퍼센트가 넘는 국내 의료환경은 의료영리화에 매우 취약하다"며 "따라서 제주 영리병원 허용은 중국 부동산 기업인 녹지그룹과 소수 투자자들의 이윤을 위해 제주도민의 의료 이용 환경을 영리화 위험에 내맡기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공론화조사위원회가 이번 토론회를 편파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지적도 제기했다.

양 단체는 "제주도는 영리병원을 유치업자처럼 토론회를 강행, 중국 녹지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발제자로 나서고 있다"며 "제주도 내 국내 첫 영리병원 허가가 바람직한가에 대한 도민 찬반 토론회임에도 불구하고 ‘녹지국제병원’ 유치 관련 토론회인 것처럼 일방적으로 홍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 지역 한 매체에 게재된 숙의형공론화조사위원회의 녹지국제병원 찬반 토론회 관련 광고.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제시한 공약을 통해 재벌에게 특혜를 주고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의료영리화 정책을 저지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작년 9월, 복지부는 제주특별자치도의 녹지국제병원 질의와 관련한 회신을 통해 “(문재인)정부는 의료 공공성을 훼손하는 의료 영리화 정책을 추진하지 않을 것임을 밝힌 바 있음을 알려드린다"고 답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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