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병이라고 알려진 질병들과 관련해서는 언제나 온갖 정보들이 넘쳐난다. 특히 ADHD나 틱장애 치료 등, 아이들의 소아정신과 질환 분야에서는 부모들의 마음을 흔드는 상이한 내용의 정보들이 엄청나다. 문제는 다소 잘못된 정보들과 해석들이 올바른 질환 치료에 혼란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경제학 교수인 노리나 허츠(Noreena Hertz)는 ‘누가 내 생각을 움직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라’는 중요한 메시지를 던졌다. 정보의 홍수 속에 사는 우리는 매일 자신에게 필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고, 옳은 정보와 거짓 정보에 대해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다만 선택의 옳고 그름은 사실 평가하기가 힘들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전문가의 말이라면 무조건 믿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좀 더 올바른 선택을 위해, ADHD와 틱장애 치료에서 거짓정보에 속지 않기 위해 알아둬야 할 규칙 10가지를 소개한다.

1. 스스로 아이의 병에 대한 전문가가 되려고 노력해라

직접 책을 읽고 자료를 찾아보라. 아무 책이나 정보만 읽으며 대부분 광고성 정보만 접하게 된다. 건강보험공단이나 대학병원, 관련 학회가 내놓은 의료정보는 좀 지루하긴 해도 제대로 된 정보일 확률이 높다. 포털에서 링크를 눌러서 따라가서 얻은 정보는 대부분 홍보성 정보이다. 홍보성 정보의 목적은 진실이나 아이들의 건강이 아니라 환자 유인이다.

2. 제2, 제3의 의견을 구하라

단 한 명의 전문가에게서만 의견을 구하면 잘못된 정보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 여러 명의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면, 적절한 질문을 하고 주어진 선택지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3. 오만과 능력을 혼동하지 말라

이 둘은 서로 다르다. 스스로 자신을 명의라거나 최고의 전문가라고 칭하는 사람은 대부분 사기꾼일 확률이 높다. 상을 받았다거나 자기가 그 병을 앓았다거나 병을 앓은 자식을 훌륭하게 키워봤다는 사람도 대체로 비전문가일 확률이 높다. 오히려 ‘ADHD는 어떤 전문가라도 자신 있게 진단내릴 수 없는 병이고, 완벽하게 치료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겸손한 사람이 훌륭한 전문가일 가능성이 높다.

4. 모든 것을 알지는 못한다고 인정하는 전문가를 찾아라

자신의 견해를 완벽하다고 말하는 전문가보다는, 스스로가 모든 것을 알지는 못한다고 인정하는 전문가가 정확한 판단을 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좌우뇌 불균형이라든지, XX증후군 등, 새로운 병명을 자신 있게 주장하는 경우는 다소 주의할 필요가 있다.

5. 전문가의 실적을 반드시 살펴보라

의과대학이든 한의과 대학이든 학교에서 소아정정신과를 배우는 시간은 5시간 이내이다. 그 이후로 다른 수련과정을 밟지 않은 사람은 혼자 인터넷에서 책 시켜서 읽고 나온 자칭 전문가이다. 해당 분야의 전문 지식이 부족한 전문가 일수록 너무 늦게 왔다든지, 그냥 두면 큰일 난다 아이의 몸이 만신창이 라든지 전문가라면 쉽게 할 수 없는 얘기를 용감하게 하기도 한다.

6. 최신 연구 및 기법을 얼마나 환히 꿰고 있는지 물어보라

전문가 선택 시 이 질문은 필수다. 이를 묵살하는 전문가는 환자의 의사결정 권리를 묵살하는 것이며, 스스로 자신이 없음을 인정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특히 다른 분야 치료의 부작용만 강조하는 사람은 피해야 한다.

7. 전문가가 주장하는 견해의 논거를 확인하고 증거를 알려달라고 요청하라

안전하고 확실한 치료를 위해서는 증거에 대한 질문을 해도 괜찮다. 전문가들이 틀리는 경우도 많으므로 항상 의심하고 확신을 얻는 것이 좋다.

8. 전문가들도 돈을 벌고 싶은 욕심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전문가들이 권하는 치료 중에는 아이에게 필요하지만 저렴한 치료가 있고, 아이에게 약간 필요하지만 값비싼 치료가 있다. 아이에게 전혀 필요 없지만 큰돈이 드는 치료도 물론 있다. 이 경우 전혀 부작용도 없고 언뜻 괜찮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당신이 값이 싸고 흔해 보이는 그 치료가 정작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치료인 경우가 많다는 것을 명심하라. 왜냐하면 돈 안 되는 그 필요한 치료를 꼭 하라고 말하는 전문가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9. 담당 전문가가 대화를 기피하거나 가르치려 든다면 조언을 구하기에 적절한 사람이 아님을 기억하라

ADHD와 틱장애 아이의 치료를 찾는 부모에게 필요한 것은, 높은 위치에 서서 자기의 말이 먹히기를 기대하는 전문가가 아니라 담당 전문가와 나누는 '대화'다.

10. 스스로 독자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절대 잊지 말라

하얀 가운을 입고 있고 아이에 대해 너무 척척 알아 맞춰서 ‘이 사람이라면 우리 아이를 믿고 맡겨도 되겠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가장 위험하다. 소중한 당신 아이에 대해 내리는 결정을 내릴 권리를 아무 생각 없이 넘기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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