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보건의료 정책토론회 열려...규제프리존법 찬반 입장 엇갈려

[라포르시안] 지난 24일 국회 대회의실에서 보건복지부 출입 전문지기자단 주최로 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합동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각 대선캠프의 보건의료정책 담당자가 참석해 저마다 일차의료 활성화와 적정부담과 적정수가, 적정급여를 주장했다. 

병원계에서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전공의 수련비용 국고지원에 대해서는 공공의료 영역에 한해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내년 수가 얼마나 올려야 하나?

토론회는 사회자가 질문을 던지면 후보 캠프에서 답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토론자로는 김용익 더불어민주당 정책본부 공동본부장, 김승희 자유한국당 중앙직능대책위원회 제5본부장, 김원종 국민의당 정책본부 부본부장, 박인숙 바른정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윤소하 정의당 조직본부장 등 5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토론회에서 '적정부담, 적정수가, 적정급여'를 강조했지만, 막상 '내년에 수가를 얼마나 올려야 하느냐'는 질문 앞에서는 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정의당 윤소하 본부장은 "적정수가를 이루면 의료의 질이 높아지고 환자에게 혜택이 돌아간다. 그러나 수가는 보험료 부담과 보장성 수준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며 "다만, 보장성 수준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수가 인상에 대해 심정적 동의가 되겠느냐는 부분이 고민이다. 게다가 정부의 재정지원도 안 되고 있다. 그 돈부터 확보해야 적정수가가 보장된다. 다만, 지금 얼마를 올려야 한다고 밝히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용익 본부장은 "건강보험 재정 흑자 20조원을 어디에 쓰느냐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면서 "현재의 건보 흑자는 경기가 좋지 않아 의료이용이 억제돼 만들어진 측면이 있다. 아울러 메르스로 인해 의료이용이 위축된 영향도 크다. 수가 인상 배려 요인은 있지만,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승희 본부장은 "2023년에 건보 적립금이 모두 소진된다는 전망이 있다. 거기에 노인 인구 증가로 인한 비용까지 합치면 건강보험 재정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에둘러 말했다. 

김원종 본부장은 "수가는 섣불리 손댈 수 없다. 수가체계개선위원회를 만들어 전반을 검토하겠다"고 했고, 박인숙 부의장은 "건강보험 흑자가 언제까지 지속되지는 않는다. 무조건적이고 보편적인 수가 인상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료영리화 찬성이냐 반대냐

원격의료, 규제프리존법 등으로 대표되는 의료영리화 정책을 놓고도 각 대선후보 측의 입장이 엇갈렸다.

박인숙 바른정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은 "영리화, 민영화라는 단어는 대한민국에서 사라져야 한다. 잘못되고 왜곡된 단어"라며 "의료산업은 유일한 미래 먹거리일 수 있다. 의료를 통해 돈을 벌어야 한다. 규제프리존법에서 의료를 빼고 다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원종 국민의당 정책본부 부본부장은 "의료산업을 발전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해야 하지만 공공성이 훼손되면 안 된다"면서 "원격의료는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시범사업을 통해 검증해야 하고, 규제프리존법에서 의료는 제외해야 한다. 안철수 후보가 얼마 전 상공회의소에서 규제프리존을 찬성하는 것처럼 말했다고 보도됐는데, 적어도 보건의료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김승희 자유한국당 중앙직능대책위원회 제5본부장은 "규제프리존법은 의료영리화를 추구하지 않는다. 특정 구역만 프리존으로 설정해 일자리를 만들고 미래산업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미래 먹거리 창출과 국민 안전 담보라는 부분을 적절히 조절하면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용익 더불어민주당 정책본부 공동본부장은 "공공의료 토대를 확실히 다진 다음 산업화를 추진해야 한다. 역순이나 동시 진행 방식은 국민의 동의를 얻을 수 없다"고 했다. 

윤소하 정의당 조직본부장은 "제약과 의료기기 산업은 발전과 육성이 필요하다. 그러나 의료는 섣불리 손대면 안 된다. 경각심을 갖고 막아야 한다는 것이 심상정 후보 캠프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의료인력 수급 불균형 해법은  

의료인력 수력 불균형 문제의 해법을 놓고서도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김원종 본부장은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분야 전문의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면 과감히 수가를 올려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며 "특히 취약지에 대한 의료 공백은 '공중보건장학제도'를 부활하는 방법으로 메꿔야 한다"고 말했다. 

박인숙 부의장은 "매우 어려운 문제다. 지원한다고 수가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결국,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소하 본부장은 "공공의료 전담의사 양성을 검토해야 한다. 무엇보다 필수의료의 공백을 막기 위해 적정수가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취약지 문제는 지역거점병원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해소해야 한다"고 했다. 

김용익 본부장은 "인력 문제는 편중이 원인이다. 의원급은 과잉공급, 병원은 과소공급이 문제의 핵심"이라며 "결국 인력수급 계획을 세우고 중소병원 신설을 억제해야 한다. 과목 간 불균형도 문제인데, 이것을 조절하는 유일무이한 방법은 수가를 조정하는 것이다. 수입의 격차가 사라지면 공급 불균형 문제는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희 본부장은 "기피과목은 노동강도가 높고 기대수익이 낮아서 발생한다. 지역별 전문과목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전달체계를 재정립하고 의료자원 간 적절한 수가 분배가 필요하다고 본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전공의 수련비용 국고지원은?

병원계의 강력한 요구인 전공의 수련비용 국고지원 문제에 대해서는 공공의료 영역에 한해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김용익 본부장은 "당연히 정부에서 지원해야 하지만 전공의 인력이 국민건강을 위한 국가 자원이라는 개념이 전제되어야 한다"며 "특히 그 부분에 의사들이 동의해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김승희 본부장은 "공공의료 부분에서 근무하는 전공의에게 국비 지원을 하는 것은 명분이 서지만, 민간병원에서 일하는 전공의를 국비로 지원하는 것에 대해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질지 의문"이라며 난색을 표명했다.  

김원종 본부장은 "특정 분야에 대해 제한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박인숙 부의장은 "법조인은 국가에서 먹여주고 재워주는데 왜 의사에게는 그렇게 안 하느냐는 것인데,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 공공의료에 대해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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