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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리벡 급여 정지’ 백혈병 환자들이 갖게 될 불안감 이해하지만…"동일성분 제네릭 32품목, 효과 입증됐다"...환우회, 노바티스 규탄 집회 예정

[라포르시안] '글리벡'을 어쩔 것인가.

한국노바티스의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을 놓고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앞서 2000년대 초반, 백혈병 환자들과 진보적 보건의료운동 시민·전문가단체는 글리벡의 약가 인하와 건강보험 급여 확대를 위해 함께 싸웠다.

그런데 지금은 글리벡의 건강보험 급여 정지를 놓고 양 쪽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글리벡의 판매회사인 한국노바티스가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하다 적발된 게 모든 사태의 원인이다. 지난 2014년 7월부터 시행된 '리베이트 투아웃제'에 따르면 대체 의약품이 출시돼 있는 글리벡은 최대 1년 이내 기간 동안 건강보험 급여정지 처분을 받게 된다.

보건복지부의 행정처분 결정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백혈병환우회가 급여 정지에 반대하고 나섰다. <관련 기사: 백혈병환우회가 ‘글리벡’ 급여정지 처분에 반대하는 이유>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정지되면 한달에 130만원~260만원에 달하는 약값 본인부담이 추가로 발생하고, 복제약의 경우 안전성이 우려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백혈병환우회는 "글리벡 치료로 수년 또는 10년 이상 장기 생존하고 있는 수천 명의 만성골수성 백혈병 환자들이 노바티스사의 불법 리베이트 제공에 아무런 귀책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글리벡을 강제적으로 다른 대체 신약이나 복제약으로 교체하도록 강요받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반면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와 건강세상네트워크 등의 단체는 "복지부는 국민건강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만큼 법에 명시돼 있는 원칙대로 글리벡을 포함한 리베이트 약제에 대한 급여정지 결정을 소속히 내려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원칙대로 글리벡의 급여를 정지하는 대신 과징금으로 갈음하는 선례를 남기면 다른 의약품과 형평성 문제는 물론 '리베이트 투아웃제'가 유명무실해 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노바티스사가 국내에 처음 글리벡을 공급할 때는 비싼 약값 때문에 환자들을 힘들게 하더니 이제는 리베이트 영업행위로 다시 환자들을 괴롭히고 있는 꼴이다. 

건약, 백혈병 환자들 앞으로 공개서한 보내

이런 가운데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는 14일 글리벡을 복용 중인 백혈병 환자들에게 공개서한을 보냈다.

공개서한을 통해 글리벡의 급여가 정지되더라도 이 약과 동일한 성분의 제네릭 의약품을 안심하고 복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건약은 "글리벡은 2013년도에 특허가 만료됐고, 13개 제약회사에서 32개 제네릭 제품이 허가를 받은 상황"이라며 "미국에서도 유럽에서도 글리벡과 동일한 제네릭 제품들이 허가를 받아 사용되고 있으며, 노바티스사 홈페이지에도 글리벡 제네릭은 비록 오리지널약과 모양, 색깔 등이 다를 수는 있지만 똑같은 성분으로 만들어졌으며 체내에서도 똑같이 작용한다고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약은 "2015년 기준으로 한국에서 제네릭 의약품 사용 비중은 31%에 달하며, 독일과 영국, 뉴질랜드 등에서도 제네릭 의약품 사용량 비중이 70%를 훌쩍 넘어섰고 미국에서도 70%에 육박한다"며 "세계보건기구에서도 제네릭 의약품 사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글리벡의 제네릭 의약품만 유독 더 위험하고 효과가 떨어질 리 없다"고 했다.

오히려 제네릭을 복용하면 글리벡의 철 중독 부작용 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글리벡 필름 코팅정에는 철 성분이 함유돼 있다. 이런 이유로 노바티스는 철 중독을 피하기 위해 글리벡 400mg 정제를 복용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하고 있다. 문제는 노바티스가 한국에는 400mg 정제를 공급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건약은 "노바티스사가 우려하는 부작용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고용량 복용 시 400mg 제네릭 정제를 복용하는 게 최선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혈병 환자들이 약을 바꾸는 것에 불안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점도 이해했다.

건약은 공개서한에서 "오랫동안 잘 복용해왔던 약을 바꿔야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참 힘들고 두렵게 느껴지실 거라는 걸 알고 있다"며 "하지만 글리벡 제네릭도 글리벡과 똑같은 약이고, 제네릭 의약품 사용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오랜 세월에 걸쳐 입증되었다는 사실이 환자분들의 불안감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백혈병환우회는 오는 17일 오전 한국노바티스를 규탄하는 기자회견과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번 규탄 집회는 환우회가 글리벡의 급여 정지 대신 과징금 처분으로 갈음해 달라는 요구가 자칫 불법 리베이트 영업행위를 한 제약사 편을 드는 게 아니냐는 오해를 불식시키려는 취지다. 

환우회는 "자칫 모를 국민들의 이러한 오해를 해소하고, 제약사들로 하여금 불법 리베이트을 제공하면 사회적 비난을 받는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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