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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지만, 전공의 수련시간만 줄인다고 환자안전 보장되지 않는다수련교육 감독 강화·불필요한 업무 축소 등 수련의 질 높여야 환자안전 담보

[라포르시안] 전공의의 주당 수련시간이 80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한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이하 전공의특별법)' 조항이 오는 12월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다.

병원계는 이 조항이 본격 시행되면 수련시간 단축에 따른 병원의 인력난으로 진료공백이 발생해 환자안전을 위협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열린 제1회 환자안전포럼에서 전공의 수련시간 축소가 환자안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외국 논문도 소개됐다. 환자안전을 위해 제정된 전공의특별법이 환자안전을 보장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이에 대한 반박에 나섰다.

대전협은 13일 “이미 수많은 연구에서 전공의의 긴 근무 시간, 과도한 업무량이 환자 안전에 심각한 위해를 끼친다는 것을 입증했다. 전공의 수련시간 제한이 예상한 것처럼 환자 안전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수련시간 제한이 제대로 지켜진 것은 맞는지, 수련의 질 향상 없이 단순히 수련시간만을 제한해 진료 인력의 공백이나 진료 단절을 발생시킨 것은 아닌지를 우선 평가해야지 정책 자체에 대한 회의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대전협이 첫 번째로 반박한 부분은 환자안전포럼에서 인용된 논문(The Effect of Restricting Residents' Duty Hours on Patient Safety, Resident Well-Being, and Resident Education: An Updated Systematic Review)에서 제시한 연구 결과 중 1건만이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논했고, 4건의 연구결과에서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결과를 제시했다는 것이다. <관련 논문 바로 가기>

대전협에 따르면 논문에 포함된 27건의 연구 중 10건의 연구에서 사망률, 질병 이환율을 근거로 환자안전을 평가했고, 그 중 1건의 연구에서 수련시간 단축이 환자안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결론내렸다. 반면 4건의 연구 결과는 수련시간 단축이 환자안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나머지 연구에서는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논문결과를 바탕으로 "전공의법이 오히려 환자안전에 위험을 미칠 수도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게 대전협의 주장이다.

실제로 환자안전포럼에서 인용된 논문의 경우 전공의 수련시간 단축이 의도한 원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련교육에 대한 감독을 강하하고 수면의 질을 높여 환자안전을 향상시키는 것인데 그러한 점에서 명확하게 인과관계를 도출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

게다가 수련시간 단축이 환자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데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인 환자의 사망률과 질병 이환율에 대한 연구도 부족한 편이다.

대전협 김현지 평가·수련이사는 “우선 10건의 연구 중 전공의 수련시간 제한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한 연구의 수가 더 많았다”면서 “각 연구는 단일 병원의 수련시간 제한 정책에 대한 결과를 측정한 것이며, 병원마다 수련 환경 및 규칙이 달라 다른 병원에 적용 가능성은 의문의 여지가 있고, 진료 환경이 전혀 다른 외국의 사례를 국내의 사례와 직접 비교하기는 더욱 어렵다”고 강조했다.

대전협이 반박한 두 번째 부분은 대다수 논문에서 환자 안전의 지표로 삼은 환자의 사망률, 질병 이환율에는 다양한 교란인자가 존재하는 데 전공의 수련 시간 단축으로 인한 인력 공백이 메워졌는지, 지도전문의의 관리 감독이 소홀하지 않았는지, 근무 교대 전 인계가 충분히 이뤄졌는지 등의 제도적 변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전협 김현지 평가·수련이사는 “주당 100시간 일하는 전공의가 100시간 중 20%인 20시간은 잡업을 하고, 주 80시간만을 진료 및 수련을 위해 사용하는 상황에서의 전공의 수련 시간 감축은 당연히 수련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이에 대한 해결 방법은 전공의 수련 중 불필요한 행정업무 감축이지, 수련시간 자체를 늘리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는 “오히려 외과학회에서는 전공의 수련을 현 4년제에서 3년제로 감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금은 허드렛일만 하다가 4년을 마치는데 그보다는 외과 전문의로서 역량을 확실히 갖춰서 3년으로 하는 게 맞다는 입장"이라며 "일각에서 주장하는 대로 현 전공의 수련 시간이 적다면 학회의 이런 주장과 모순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전공의 수련시간 단축으로 인한 진료공백을 막고 환자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수련의 질적 향상을 위한 제도정비가 필요하다는 게 대전협의 입장이다.
 
김 이사는 “진료 인력 공백과 진료 단절을 막기 위한 병원 측의 체계적인 대비가 필요하다"며 "각 병원이 전공의 업무 중 수련과 관련 없는 불필요한 업무를 줄이고, 보다 적극적으로 입원전담전문의를 채용하고 전공의 근무 교대 전 충분한 인계 시간을 제공해 전공의법의 성공적인 안착이 이뤄지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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