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성(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외과)

일본 오사카, 고베, 교토를 2박 3일간 여행을 하였다. 인천공향에서 오사카 간사이 공항가지 1시간 35분이 소요되는 비교적 가까운 곳이다. 오사카는 일본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며, 도쿄, 나고야, 후쿠오가, 삿포로와 함께 일본의 5대 도시중의 하나이다.오사카 여행은 패키지를 이용하거나, 저가항동도 많으니 저가 항공권을 구입하고, 호텔은 인터넷으로 호텔예약 사이트에서 예약하고, 실제 여행은 자유여행으로 해도 좋다. 일본은 지하철이 잘 발달되어 있어 도시내의 이동에 불편함이 없다.

간사이 공항에 도착하여 화장실로 향하였다.  좌식변기에 비데가 기본으로 설치되어 있다. 일본은 1988년부터 비데를 사용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세정액이 벽에 부착 비치되어 있는데, 휴지에 세정액을 묻혀서 변기를 닦은 후, 앉아서 볼일을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또한 화장실 내에 비치된 세면대에도 물비누와 핸드 드라이까지 한곳에 비치되어 있어 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지금이야 우리나라에도 흔하지만, 일찍부터 위생관념이 잘 성립된 것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거기에 작고 깔끔한 설치……

간사이 공항에 도착하여 비이셔틀(여객선)을 타고 고베로 이동하였다. 고베에서 저녁을 해결하기로 하였기 때문이다.. 고베는 우리나라의 울산과 같은 느낌이 있다. 저녁식사를 위해 간 식당은 예전에는 화물창고 였으나 현재 식당으로 개조하여 사용하는 곳이다. 예전의 부둣가 모습을 없애버리지 않고 잘 살려서 만든 곳이다. 야외 테라스도 고요하고 아늑하여 부두의 모습과 매우 잘 어울렸다. 저녁은 돈가스를 먹었다. 우리나라말로 하면 돈가스다. 우리 돈으로 약 18000원 정도…매우 비싼 돈가스다. 하지만 나온 음식을 보면 아무리 돈가스라도 가격에 불만이 없다. 가격에 맞는 질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식사 후 외부를 살펴보았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긴 수로가 식당밖을 가로 지르고, 앞 바다 건너 붉은 교토타워가 보인다. 마치 성화 봉송할 때 사용하는 성화자루를 연상시키는 모습이다. 그 옆으로는 독특한 모습의 컨티넨탈 호텔이 자리하고 있다.

식사를 마치고 부둣가 관광을 하기로 하였다. 부둣가에는 예쁜 노천카페들이 많이 자리하고 있다. 아무래도 고베지역이 젊은 연인들이 데이트 코스로 많이 이용하는 곳이어서 그러한 듯 하다. 카페마다 특색 있는 모습을 갖추고 있고, 분위기도 천차만별이다. 아무래도 외국여행이다 보니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는 현대적 감각의 카페보다는 이국적인 분위기의 카페에 시선이 간다.  부둣가를 걷는 동안 교토 내항을 순회하는 크루즈 선이 유유히 정박을 위해 부둣가로 들어온다.

둘째날, 고베에서 교토로 이동하였다. 처음 들른 곳은 후시미이나리 타이샤로 신사이다. 교토는 신사의 도시이다. 수많은 신사가 있고, 신시가 많은 곳답게 고즈넉한 풍경을 자랑한다.  신사입구에서는 자물통을 물고 있는 여우가 나를 반긴다. 수많은 붉은 기둥을 통과하면 신사의 중심이 되는 장사의 신을 모시는 곳으로 이어지는데, 이 붉은 기둥터널을 토리이라고 부른다. 역시 입구에는 자물통을 물고 있는 여우동상이 서있다. 여우는 부를 상징하는 동물이며, 여의주와 자물통은 장사의 신을 의미한다고 한다. 중앙부까지 들어가서 신에게 빌기를 청하면 신사장이 안내를 해준다. 물론 일본답게 예약은 필수이다.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우물(?)에 들른다. 꼭 우리나라 절에 가면 있는 약수터처럼 생겼다. 일단 오른손으로 바가지를 잡고 물을 떠서 왼손을 씻고, 다시 물을 떠서 왼손에 물을 받아 입을 헹군 후 입장을 하는 것이 순서라고 한다. 이것이 몸을 정갈히 하는 예라고 한다.

점을 보는 집들도 많이 발달해 있고, 이곳에서 단체로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을 만났다. 아무도 사복을 입은 학생이 없다. 모두 교복차림….내 학창시절과 사뭇 다르다고 할까? 하루라도 교복을 안 입고자 노력했는데 말이다. 조그만 나무판을 구입하여 소원을 써서 매달아 놓는 장소를 발견하였다. 나무판 하나가 우리나라 돈으로 2만원 정도 한다. 소원을 걸어놓은 곳을 두리번 거리다 보니 한글도 꽤 많이 눈에 띈다. 소원은 음악과 함께 만국 공통어이다.

청수사로 이동하였다. 청수사는 절벽에 목재로 건축한 절로 밖에서 보면 절벽에 붙어 있는 모습이 꽤 아슬아슬해 보인다. 주변 수목장으로 올라갔다. 올라가는 길에 조그만 푯대가 보이는데 알고 보니 이것이 모두 비석이라고 한다. 청수사 안쪽에 바위에 새긴 불상이 여러 개가 서있는데, 조그마한 불상에 모두 붉은 턱받이를 하고 있는 이색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이가 죽은 집에서 공양의 의미로 이렇게 한다고 한다. 안쪽에서 재미있는 약수를 만났다. 세 줄기의 약수가 기둥 위에서 떨어지는 곳인데, 이 세 줄기의 물은 건강, 사랑, 돈을 의미한다고 한다. 마시는 물줄기에 따라 그 소원이 이뤄 지는 약수이다. 하지만 욕심은 금물. 욕심대로 세가지를 모두 마시면 소원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한다. 하나만 선택해서 마셔야 한다나?

점심은 간단하게 스시와 고로케로 해결하고 아라시야마로 향했다. 신사는 어디를 가도 있다. 아라시야마에는 대나무 산책로가 유명하다. 교토 사람들이 운치를 즐기는 그런 곳이다. 교토는 우리나라로 치면 경주와 비슷한 분위기로 조용하고 차분한 느낌이다. 기모노를 입은 사람들도 흔하게 만날 수 있다.교토 관광을 마치고 오사카로 이동한다. 저녁때가 되어 도착한 곳은 도톰부리다. 도톰부리는 과거에 물자수송을 위한 인공수로가 있던 곳으로 에도시대 이후 가부키 극장 및 술집 등이 들어서며 상업지구로 발전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오사카 최대의 먹자거리를 형성하고 있다. 오사카의 분위기는 고베, 교토와는 완전히 달랐다. 큰 도시이다보니 우리나라 부산과 좀 비슷하다고 할까? 도톰보리 안쪽에는 유명한 라멘집부터 시작해서, 우리나라 롯데리아와는 사뭇 다른 일본 롯데리아도 만날 수 있었고, 오사카에서 유명한 네온사인 간판을 만날 있었다. 달리기 하는 사람이 두팔을 높이 들고 웃고 있는 간판인데 가슴에는 카타가나로 “구리고”라고 써있다. 뜻은? 잘 모르겠다. 신사이바시에 있는 간판으로 이곳은 재래식 상점이 모여 있어 예로부터 상인의 거리로 불리던 곳이다. 지금이야 현대적 모습으로 바뀌어 아케이드로 탈바꿈 하였다. 유행과 패션의 거리라고 불러도 될 듯 하다.

오사카의 명물로 불리는 타코야키도 흔하게 만날 수 있는데, 유명한 집 앞에는 줄을 서서 타코야키를 기다리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저녁식사는 철판볶음 집으로 결정. 우리나라에서도 요즘은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오사카에 왔으니 오리지널의 맛을 봐야 하지 않겠는가? 내앞의 뜨거운 철판에 새우가 올려지고, 면과 야채를 같이 볶아, 간장소스를 부려 갈색의 볶음을 만들어 낸다. 그 옆에는 요리의 격(?)을 급격하게 상향시켜주는 계란 후라이를 같이 만든다. (왠지 계란 후라이가 들어가는 맛있는 요리, 비싼 요리, 제값 하는 요리라는 생각이 든다.) 저녁을 맛있게 먹고 거리로 나오니 아까본 유명한 간판이 번쩍번쩍 네온 사인으로 바뀌어 있다. 간판 밑의 수로는 지금이야 물자운송용으로 사용되지 않지만 관광객을 나르는 보트가 천천히 다닌다.

 다음날 오사카 성을 방문했다. 비교적 옛날 성의 모습을 잘 간직 하고 있다. 내성과 외성 사이에 수로를 파서 물을 담아 적의 접근을 어렵게 한 방식인데, 아직도 수로가 잘 보존되 있고 본연의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 성의 입구를 통과하면 바로 높은 벽을 만나게 된다. 성문이 뚤려도 벽을 옆으로 우회하게 함으로써 이동경로를 길게 하고, 그 위에서 적을 죽일 수 있도록 한 내성의 구조이다. 성안에서는 꼭대기 층을 가면 전망대로 갈 수 있다. 전망대에서는 성밖의 현재 오사카 시내를 볼 수 있다. 고즈넉한 성 내부와 현대의 높은 빌딩이 한 공간에 자리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전망대에서 보면 용마루 끝에 금색의 물고기가 올라가 있다. 우리나라 조선왕궁과 다른 점인데, 우리나라 왕궁의 용마루 끝에는 용두, 취두, 치미 등이 올라가 있다. 모양도, 용머리나 솔개의 꼬리, 독수리 머리를 상징화 한 것으로, 강력한 왕권을 상징하고 나쁜 기운을 물리치는 벽사와 주술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오사카성의 어상(물고기상)은 신화에 나오는 물고기로 화재가 났을 때 입에서 물을 뿜어 불을 끈다는 신화속 이야기의 상징을 올려놓은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짧은 2박 3일의 오사카, 교토, 고베 여행을 마쳤다. 짧은 기간이어서 수박 겉핥기로 다녀온 것 같아 많이 아쉬움이 남는다. 좀더 준비되고, 여유 있는 시간으로 다시 찾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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