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현숙 기자
- 승인 2021.09.16 10:48
코골이가 심해서 병원에서 수면검사를 했더니, 나도 모르고 배우자도 모르던 수면무호흡이 있어 치료를 해야 한다면, 일차적인 선택은 지속적 양압기(CPAP, Continuous Positive Airway Pressure), 흔히 양압기라고 불리는 기계를 소개받게 된다.
양압기는 코나 입으로 정해진 압력을 상기도에 불어넣어서 상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지지하는 일종의 공기 파이프 역할을 한다. 코에서부터 연골이 있는 기관에 이르기 전 사이 목젖이나 혀, 편도 등의 상기도를 막는 장애물을 공기로 밀어서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주는 원리이다.
양압기는 누가 사용할까? 양압기는 수면무호흡의 정도와 관계없이 수면무호흡으로 진단된 사람에게는 가장 확실하게 수면무호흡을 조절하기 위해 사용되는 장치이다. 성인뿐 아니라, 노인이나 영유아에서도 수면 중 호흡을 보조하기 위해 종종 사용된다.
양압기의 구성은 크게 양압기 기계 본체, 마스크, 기계와 마스크를 잇는 호스로 이루어져 있으며, 기계에서부터 코나 입까지 일정한 압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고안되어 있다.
양압기의 종류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진다. 일정한 압력을 처음부터 끝까지 특정 압력을 유지하는 고정식 양압기 (CPAP), 호흡을 할 때마다 필요한 압력이 달라지는 자동식 양압기(Automatic CPAP, Auto-PAP), 숨을 들이마실 때와 내쉴 때 특정하게 다른 압력을 내는 바이팹 또는 비팹, 즉 이중형 양압기(BiPAP, BPAP, Bi-level PAP)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양압기는 자동식 양압기(Auto-PAP)로서, 호흡을 할 때마다 기계 회사에서 미리 정해 놓은 압력 조절 알고리즘에 따라 압력 값을 조정해준다. 자동식 양압기는 수면의 단계나 자세, 알레르기가 있을 때 등 상황에 따라 압력 값이 변하는 장점이 있지만, 회사마다 압력을 조절하는 방법이 달라서 치료효과에 변동이 있을 수 있으며, 간혹 혈중 산소 포화도가 낮은데도 호흡의 양이 일정한 경우 압력 값을 바뀌지 않는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의사들은 흔히 자동식 양압기를 사용하게 되더라도 적정 압력을 확인하는 적정압력검사를 통해 환자가 양압기를 사용했을 때 상황에 따라 필요한 압력 값의 범위를 확인하여 압력을 처방한다.
바이팹은 양압기와 겉모습은 비슷하거나 거의 같지만, 특정한 의학적인 상황에서 사용된다. 예를 들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비만저환기증후군(Obesity Hypoventilation Syndrome), 신경계 질환 등이 있어서 들숨과 날숨 사이에 일정한 시간이나 압력 차이가 필요한 경우에 사용하며, 적정압력 검사를 통해 압력 값을 확인한 이후에 사용된다.
이러한 양압기의 종류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 환자의 수면 중 특수성을 고려하여 결정하게 된다. 2017년 이후 양압기 임대가 국민건강보험 적용이 되어 기계회사에 관계없이 필요한 경우에 환자가 일정한 비용을 지불하면 나머지 금액은 건강보험공단에서 부담한다.
양압기의 관리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양압기를 처방받아 사용하게 되면 무엇보다 관리가 중요하다. 양압 기계 내부에서 공기의 흐름이 유지되므로, 제조회사의 권장사항에 정확하게 맞는 필터의 교환, 매일 마스크와 가습기통 세척, 일주일에 한차례 이상 튜브의 세척과 건조가 필수적이다. 마스크에 피부로부터 온 잔여 물질이 없는지 확인하고, 튜브는 사용전에 건조한 상태가 되어있어야 한다. 장기간 가습기 통을 방치할 경우에는 세균이나 곰팡이가 자라는 온상이 될 수 있다. 양압기를 사용한 뒤에 아침에 일어났을 때 머리가 맑아지고 종일 덜 피곤한 일상을 경험하였다면, 호흡건강을 위해 양압기를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 서울 드림수면의원 이지현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