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제약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키워드는 중국과 인도 등의 신흥시장을 의미하는 '파머징(Pharmerging)'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 윤수영 연구위원은 13일 ‘글로벌 제약산업에 부는 변화의 바람’이란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제약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및 그에 따른 변화를 조명했다.

보고서는 국로벌 제약 산업에 미치는 요인으로 ▲낮아진 시장 성장률  ▲파머징 시장의 약진 ▲바이오 의약품의 성장  ▲제약기업의 제품 다각화 및 사업 다각화 ▲최적화 및 효율화 강화 등을 꼽았다.

우선 낮아진 시장 성장률은 의약품의 소비는 증가하는 반면 가격은 점차 떨어지면서 전반적인 시장 성장률 규모가 감소하고있다는 것이다.

고령인구의 증가와 만성질환자 증가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의료비 증가가 지속되면서 각국 정부들이 약가 규제를 강화하면서오리지널 약품의 사용량을 줄이는 반면 저렴한 제네릭(복제약) 사용을 장려하고, 블록버스터 약품의 특허 만료에 따른 평균적인 의약품 가격 인하, 의약품 가격 측면에서 마이너스 요인이 더 많은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의약품 사용량 측면에서는 플러스 요인이, 가격 측면에서는 마이너스 요인이 더 많음에 따라 향후 제약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되 성장률은 예전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장기간 지속되던 제약 산업 고성장의 시대는 일단 1막을 내리고 숨 고르기를 시작한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머징 시장의 약진도 글로벌 제약 산업의 새로운 트렌드다.  

파머징(Pharmerging)은 제약을 뜻하는 'Pharma'와 신흥을 뜻하는 'Emerging'을 합친 신조어로, 중국을 비롯해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의 BRICs 국가와 태국, 이집트,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총 17개의 제약 산업 신흥시장을 뜻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글로벌 제약시장에서 미국과 유럽이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고 파머징 시장의 비중은 불과 14%에 불과했지만 2011년에는 파머징 시장의 비중이 20%, 2016년에는 3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파머징 시장은 절대 인구 수 및 인구 증가 속도가 높고, 빠른 경제성장률 및 소득증가률, 급증하는 의료 인프라 등으로 의료서비스 및 의약품 소비량의 폭발적인 증가가 예상된다.

보고서는 "2000년대 중반까지 제약기업들이 글로벌화를 준비하면 1차 타깃은 미국, 서유럽 등의 선진국이었다"며 "그러나 최근 글로벌화의 1차 타깃은 단연 파머징 국가들로 바뀌었고 이는 국내 제약기업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바이오 의약품 시장의 빠른 성장도 주목할만한 특징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오 의약품은 급격히 발전하고 있는 유전공학, 항체기술 등을 기반으로 특정 환자군을 타깃으로 효과적이고 부작용이 적은 신약들이 개발되면서 전체 의약품 시장에서의 비중도 2006년 14%에서 2016년 17%로 증가할 전망이다.

치료군 별 시장 규모 순위를 살펴보면 2000년대 중반까지 화학의약품 위주의 고지혈증, 고혈압, 항정신병약 등의 분야가 높은 순위를 차지했으나, 최근 들어 바이오 의약품 위주의 항암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이 빠르게 성장하며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밖에 기존 신약의 특허 만료와 새로운 신약 출시의 감소로 생긴 매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제약기업들이 다양한 분야로의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오리지널 약품 중심 또는 제네릭 사업 중심의 기업들이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거나 전문약 중심에서 일반약으로 확대, 의료기기를 비롯한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의약품 유통 등으로 사업 영역 확대 등이 대표적이다. 

보고서는 사업 다각화의 사례로 화이자사의 브라질의 제네릭 기업 인수, 사노피아벤티스의 체코의 젠티바(Zentiva) 및 브라질의 메드리(Medley) 인수, 애보트사가 안과용 의료기기 업체인 AMO 인수 등을 예로 들었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경제위기가 반복되고 경쟁이 치열한 시장 상황이 반복되면서 제약기업들이 R&D 효율화, 생산비용 최적화, 영업/마케팅 효율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보고서는 "국내 제약기업들은 약가 인하 및 리베이트 금지 등 규제가 강화되고 경쟁이 심화되면서 기존의 ‘제네릭 중심, 내수 중심’의 사업모델에서 벗어나 ‘R&D 강화, 수출 활성화, 사업 다각화’ 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에 따라 국내 제약기업들의 경쟁력이 강화될수록 글로벌 제약시장에서의 새로운 기회들을 더 잘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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