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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병원에 보험사 해외환자 유치 허용까지…삼성이 웃는다정부 의료산업·의료관광 육성 정책-삼성 헬스케어 육성전략 맞닿아
시민단체 "의료민영화 가속…환자와 의료인 모두에게 불행한 일”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영리병원 개설이 전격 허용된 가운데 정부가 의료관광객 숙박시설 설립과 국내 의료기관의 해외진출 등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법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정부는 지난 31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열린 제32차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글로벌 헬스케어 활성화 방안'을 확정하고, 해외환자 유치 목표를 2012년 12만명에서 오는 2020년까지 100만명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보험사의 해외환자 유치가 가능하도록 의료법을 개정하고, 의료관광객 숙박시설인 ‘메디텔’ 개념을 제도화할 계획이다.

제주 복합헬스케어 타운 조성 시 건강검진센터․노화방지센터 등을 해외환자 유치 맞춤형 의료단지화할 방침이다. 

여기에 병원을 수출하는 전문기업을 설립, 지원하겠다는 방안도 내놨다.

그런데 영리병원 허용부터 보험사의 해외환자 유치 허용, 메디텔 도입까지 일련의 정책들은 의료산업을 2020년까지 최대 먹거리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삼성의 목표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특히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국내 VIP 환자와 해외환자를 삼성증권과 삼성물산이 투자한 외국영리병원에 유치하는 시나리오도 충분히 가능하다.

국내 의료기관이 50% 외국자본 유치만 하면 경제자유구역 내에 영리병원을 설립할 수 있기 때문에 '삼성영리병원'이 확대될 개연성도 있다.

여기에 해외환자 전용 숙박시설이 메디텔이 제도화되면 삼성(영리)병원의 해외환자 유치에 날개를 달아주는 셈이다. 

정부는 국내 병원의 해외진출시 필요한 자금지원을 위해 신성장동력 사업 리스트에 ‘의료기관 해외진출’을 지정하고, 수출입은행, 기술보증기금 등을 통한 신용평가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이렇게 되면 삼성메디슨, 삼성물산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디지털병원 수출 사업도 정부 지원에 힘입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시민사회단체 일각에서는 ‘삼성의료공화국’, ‘삼성의료체계’가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의료민영화 저지를 위한 무상의료본부는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영리병원 허용 조치도 지식경제부가 스스로 밝혔듯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2011년 3월 우선투자협상자로 삼성증권과 삼성물산이 일본 다이와증권과 합작 투자한 삼성재벌로 삼았는데도 국회에서 법이 통과되지 못하게 되자, 경제자유구역법 규정을 비틀어 하위시행령을 개정한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무상의료본부는 보건복지부의 경제자구역법 시행령에 대해 “국회에서도 통과되지 못한 법개정사항을 지경부와 복지부는 삼성재벌의 영리병원 설립을 위해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개정해 강행했다”며 “이는 현 정권이 삼성의 충견임을 만천하에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간의료보험 확대에 따른 당연지정제 붕괴를 염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건강세상네트워크 박용덕 사무국장은 “삼성생명 및 삼성화재와 영리병원은 서로 시너지를 발휘해 민간의료보험시장을 키울 것”이라며 “이는 당연지정제 영향력을 감소시켜 건강보험체계를 위협할 수 있다. 민간의료보험시장에 의존하는 당연지정제 축소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실장은 “건강보험 밖으로 나가는 군이 형성될 수 있다. 남미 국가들처럼 이중의료시스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멕시코에서는 글로벌 보험사 메트라이프에 가입한 상위 10%대의 부유층은 큰 영리병원이나 민간병원에 입원하고, 일반인은 국가보험이 적용되는 병원에 간다. 한국이 당장 그렇게 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방향으로 틀어지는 것은 환자와 의료인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헬스케어 활성화 방안은 의료상업화에 치우치고 있다는 게 큰 문제다.

우석균 실장은 “병실서비스도 의료서비스의 필수영역 중 하나인데 병실서비스를 갖고 별도로 이윤추구를 한다는 것은 잘못된 구조"라며 "실제로 대형병원은 상급병실료로 수익을 대부분 충당하는 구조 아닌가. 메디텔도 의료관광객에게 숙식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윤을 추구한다는 건데 이는 교과서적 의료와는 거리가 멀다"고 꼬집었다. 

그는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에 따르면 GDP의 0.4%를 차지하는 태국의 의료관광산업이 태국의 보건의료체계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한다”며 “대형병원 쏠림 현상은 가속화되고, 응급실이나 분만실이 없는 의료사각지대는 늘어나는 우리나라에서 글로벌 헬스케어산업을 활성화하는 일련의 정책들은 보건의료를 수출상품으로 보는 게 아닌가”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한편 삼성그룹의 의료산업 영역 확장은 계속되고 있다.

송도에는 삼성증권 등이 투자하고 있는 송도국제병원의 해외자본 유치가 진행 중이며, 경기도 평택 고덕산업단지에는 대규모 의료기기 대량생산이 가능한 라인 증설이 계획돼 있다.

삼성물산, 삼성서울병원, 삼성메디슨, 삼성SDS 등 4곳은 디지털병원 수출을 위한 역할을 분담하는 등 계열사별 가치체인(Value Chain) 구성을 끝낸 상태다.

서의규 기자  sunsu@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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