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지에서 많이 발견되는 '라임병'이 법정 감염병 지정 이후 국내에서 첫 발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31일 라임병 의사 환자가 발생한 사실을 보고받았으며, 이후 혈액 검사와 역학 검사를 통해 라임병 감염 사례로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역학조사에 따르면 이 환자는 지난달 15일 강원도 화천군 화악산에서 등산하다가 왼쪽 어깨를 참진드기에 물려 라임병에 걸렸다.

라임병은 2010년 12월30일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되기 전까지 국내에서 6차례 보고된 바 있지만 이번처럼 발생 시기와 장소가 확실히 밝혀진 것은 처음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목재나 설치류를 해외에서 들여올 때 보렐리아균을 보유한 진드기가 함께 들어오면서 라임병이 발병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라임병은 미국과 유럽에서 흔한 진드기 매개 감염질환으로, 감염 초기에는 인플루엔자와 유사한 증세를 나타낸다.

치료하지 않으면 혈액을 타고 다른 부위에 퍼져 만성적인 관절염과 심장질환, 신경계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 임신부는 최악의 경우 태반 감염으로 사산할 수도 있다.

발병 초기에 발견해 항생제 치료를 받으면 90% 회복할 수 있고 치료가 늦어지더라도 대개 합병증 없이 회복이 가능하다.

라임병을 막기 위해 여름·가을철에 숲이나 잔디밭을 피하고 풀숲에 들어갈 때는 진드기 기피제를 바르는 것이 좋다.

특히 등산 후에 등산복을 확인해서 진드기가 있는지 확인하고 샤워하면서 진드기에 물린 부분이 있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라임병 이외에도 국내에선 사례가 없던 희귀 감염병이 발생하는지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뎅기열과 열대열(熱帶熱) 말라리아와 같은 해외 감염병이 국내에서도 발생할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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