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의료원 등 관내 분만율 크게 높아져…"정부 지원예산 턱없이 부족해"

▲ 지난해 분만취약지 지원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충북 영동병원, 전남 강진의료원, 경북 예천권병원(사진 왼쪽부터)

보건복지부의 분만취약지 지원사업이 농어촌 지역의 분만시설 부족에 따른 의료공백 문제를 해소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분약취약지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충북 영동병원, 경북 예천권병원, 전남 강진의료원 등 3개 병원을 대상으로 외래 및 분만실 운영실적을 평가한 결과, 관내 분만율이 기존 0%에서 12%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진군의 경우 작년 11월 기준으로 관내 분만율이 27% 수준으로 높아졌다. 실제로 강진의료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복지부의 분만취약지 지원사업 지정을 받아 산부인과를 설치해 운영한지 11개월 만에 100번째 아기가 태어났다. 강진의료원은 지난해 7월부터 복지부 예산 12억5,000만원을 지원받아 24시간 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를 설치해 운영하는 중이다.

현재 강진의료원을 이용하는 산모는 강진 뿐 아니라 장흥·영암·해남·완도 등 서남부 농어촌 지역 산모 비율이 56%에 달한다.

이번에 100번째 아기를 출산한 부부도 완도에서 강진의료원으로 분만을 하러 온 다문화가정 부부이며 강진의료원에서 분만을 하는 산모 중 상당수가 결혼이민여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진의료원은 지방자치단체(강진보건소) 예산으로 저소득층 노령자 및 독거노인을 상대로 한 공공의료에 투자하고 있지만 다문화가정 임산부에 대한 도단위, 정부 단위 예산은 부족한 실정이다.의료원에 배정된 예산의 대부분은 전문의 2명과 간호사 8명을 고용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올해의 경우 5억원의 사업비를 추가로 지원받아 태아검사기 등 20여 종의 의료장비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하지만 다문화가정에 대한 진료비 20%인하와 이번 100번째 아기를 출산한 산모의 무료 산후조리병실, 청각선별검사 제공은 강진의료원이 자체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원 관계자는 “올 초 다문화가정 산모가 분만 중 과다출혈이 발생하는 사고가 있었는데 응급수술을 위한 마취과전문의를 고용하고 수술장비를 예산으로 신설했지만 정부 예산으로 충족하긴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다른 도시의 분만시설을 찾아가다가 이동 중 차안에서 출산을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부분이 많이 해소된 상태”라며 “하지만 강진의료원이 공공병원으로써 지역민에게 충분한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시간과 예산이 더 필요하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강진의료원뿐만 아니라 충북 영동병원, 경북 예천권병원 등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사업시행 의료기관별 관내 분만율 변화

한편 복지부는 지역내 분만 시설이 없어 발생하는 산모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안전한 분만 환경을 구축한다는 목적으로, 작년 7월부터 지역내 분만율이 30% 이하인 곳의 의료기관을 선정해 지원하는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분만취약지 지원 대상에 선정된 의료기관에는 최초 시설·장비 구축비용 10억원과 6개월분 산부인과 운영비 2억5,000만원 등 총 12억5,000만원(정부와 해당 지자체 절반씩 부담)이 지원된다.

복지부는 선정된 의료기관이 전문적인 산부인과 진료와 24시간 분만이 가능하도록 산부인과 전문의 2명과 간호사 8명 외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배치하는 조건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

작년 7월 처음으로 지원 대상에 선정된 충북 영동병원, 경북 예천권병원, 전남 강진의료원 등 3개 병원은 각각 12억5,000만원을 지원받아 산부인과를 설치·운영 중이다.올해에도 분만취약지로 도출된 전국 48개 지역 중 분만 산부인과 설치·운영이 가능한 지역으로 분류된 20개 시·군 중 일부 지역을 8월 중 지원사업 대상으로 선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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