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을 시뮬레이션한 세계 최초의 완전한 컴퓨터 모델이 완성됐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과 사이언스 데일리가 22일 보도했다.

미국 스탠퍼드대 과학자들은 성병을 일으키는 병원균 `마이코플라즈마 제니탈리움'의 생애주기에서 일어나는 모든 분자적 상호작용을 설명하는 900여편의 기존 논문 자료를 종합해 최초의 `버추얼 생물'을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셀(Cell)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M.제니탈리움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독립 박테리아로 유전자가 525개에 불과해 학자들이 컴퓨터 재구성 대상으로 선호하는 생물이다. 사람의 유전자 수는 약 2만500개이다.

한 생물의 모든 것을 컴퓨터 프로그래밍하는 이런 모델은 달리 조사할 방법이 없는 문제들을 추적할 뿐 아니라 생물공학과 약물 설계에 컴퓨터를 이용하도록 해 주는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런 컴퓨터 모델 생물을 이용하면 과학자들은 머리 속의 아이디어와 이것이 실제 생명체에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비교할 수 있으며 특히 많은 복잡한 생물학적 현상들을 탐구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예를 들어 "암과 관련된 수많은 유전자가 발견됐는데도 치료방법이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문제를 파고 들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문제에 대한 단순한 답은 `암은 단 한 개의 유전자가 아니라 수천개의 유전자가 상호작용하는 현상이며 여기에 다른 요인들까지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러나 "컴퓨터를 이용한 합리적인 접근방식이 아니면 우리는 이처럼 많은 요인들의 상호작용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요도와 자궁경관, 골반에 염증을 일으키는 단세포 미생물 M.제니탈리움에 관한 방대한 기존 정보를 종합해 이 미생물의 유전자 구조와 DNA 복제, 세포 분화 등 28개 세포 과정의 메커니즘을 갖는 모델을 만들고 이들 모델을 모두 합쳐 세포 전체를 시뮬레이션했다.

연구진은 "이 연구 성과는 생물학의 근본적인 과정에 관한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을 전환하는 것"이라면서 "세포 전체의 종합적인 컴퓨터 모델은 세포의 기능, 더 나아가 새로운 질병 진단 및 치료 방식에 관해 우리의 이해를 심화시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년간 생물학계에는 엄청난 양의 세포 관련 정보를 처리하는 연구들이 증가해 왔기 때문에 이제 학자들에게 실험 자료 부족은 더 이상 연구의 한계가 되지 못하며 학자들은 이미 알려진 정보들에서 어떤 의미를 찾아내느냐에 연구를 집중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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