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직의-개원의 노조 토대 마련 한창…노환규 "미국은 개원의도 의사 노조에 가입"

"오는 29일 출범하는 병원의사협의회는 노조의 성격을 띌 수도 있다. 협의회와 별도로 노조를 둬 이원화해 운영할 것인지, 협의회 형태로 단일화해 운영할 것인지는 스스로 결정할 문제다."

의사협회 노환규 회장이 지난 2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 말이다. 

병원의사협의회의 출범은 그간 노환규 회장이 주장해 온 지역·직능별 의사 노조를 결성하기 위한 또 하나의 토대가 마련되었음을 의미한다.

병원의사협의회의 회원 자격은 '자신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하지 않은 채 정기적으로 급여를 받는 취업의사로, 타 직역단체에 가입하지 않은 의사'이다.

전체 의사회원 가운데 약 26% 가량이 봉직의사로 추산된다. 이는 개원의(약36%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수치다.

전공의 노조는 '봉직의 노조'보다 한 발 더 앞서 있는 상황이다. 전공의 노조는 지난 2006년 노동부로부터 인가를 받아 공식 출범했지만 병원계의 반대와 전공의들의 무관심에 유명무실화됐다.

최근 의사노조 결성 붐을 타고 또다시 전공의 노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앞서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지난 14일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전공의 노조를 활성화하기 위한 태스크포스팀 구성을 의결했다. 이날 임시총회에 참석한 70여명으로부터 가입원서도 받았다.

전공의 노조가 활성화되면 노동 조건 및 처우 개선을 두고 수련병원들과 한 판 승부가 예고된다.

지역·직능별로 의사 노조를 결성하고 이를 묶는 전국적인 의사 노조 조직을 만드는데 가장 큰 난관은 사실상 자영업자 신분인 개원 의사 노조를 결성하는 작업이다. 

하지만 노환규 회장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노 회장은 "법률적인 검토가 필요한 문제이지만, 미국의 경우를 보면 개원 의사들이 의사 노조에 가입하고 있다"며 "개원의 노조 구성을 위한 기초작업으로 대한개원의협의회와 대한의원협회의 통합 및 역할분담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개원가 단체를 하나로 묶고, 별도 조직으로 노조를 운영하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대한개원의협의회 김일중 회장은 "개원가단체 통합 논의를 위해 양 단체가 TFT를 구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개원의 노조에 대해서는 "노조는 노동자 조합이다. 경영자들의 노조는 불가능한 것 아니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전국단위의 의사노조를 결성하기 위해서는 수련병원들의 '전공의 노조 불가'론과 개원가의 회의적인 반응을 뛰어넘는 것이 향후 선결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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