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트위터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것 중 하나가 '트윗봇(TweetBot)'이다트윗봇이란 트위터(Tweeter)와 봇(bot)의 합성어로, 미리 컴퓨터에 저장해 둔 글을 지정한 시각에 자동으로 트윗으로 전송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계정을 말한다.

 

운영자가 직접 글을 올리는 경우도 있지만 주로 매크로를 이용해 자동으로 메시지가 전송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얼마전 '꽁보리봇'이라는 트윗봇 계정이 폐쇄당하는 일이 있었다.

꽁보리봇은 주로 보건소나 보건지소에서 근무하는 공보의와  관련된 내용을 트윗하는 계정으로 운영자 역시 실제로 지방의 한 보건지소에서 근무하는 공보의였다.

일단 폐쇄과정을 살펴보면 이렇다.

지난 13일 제주보건소 '건강신문고' 게시판에 민원글이 올라왔다.

글 내용은 수도권에 거주하는 민원인이 인터넷 서핑 중 제주시 XX보건지소에 근무하는 Y씨의 트위터인 꽁보리봇을 보던 중 Y씨가 근무 중에 트위터를 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공보의가 근무 중 다른 사적인 일을 해도 되는지 알고 싶다는 것이었다.

게시판에 글이 올려진 뒤 4일 후 또다시 비슷한 내용의 민원글이 올려졌다.

이 민원인은 평소 제주도 여행을 좋아해서 자주 방문하는 시민이라며 여행 중 아플 때도 있어 보건소도 미리 알아보곤 하는데 해당 공보의가 진료태만인 것 같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특히 꽁보리봇의 내용 중 "여사님 요새 살 빠지셨네요"라는 멘션에 꽁보리봇이 자동으로 "장부대로라면 우리 지소에 런닝모신이 3대 있어야 하는데 하나는 어디갔지?"라는 답을 한 것을 가지고 보건소의 기물을 직원이 개인적으로 유용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이에 제주 xx보건지소 측은 "런닝머신이 존재하지 않으며 근무직원이 기물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사실이 없다"며 "하지만 트위터에 오해를 불러일으킬만한 내용을 작성했다는 점에서는 관련 트위터를 폐쇄하도록 조치했다"고 답변했다.

그런데 중요한 건 꽁보리봇은 '봇(Bot)'이라는 점이다.

꽁보리봇 계정을 운영하는 공보의가 직접 글을 올리지 않아도 자동으로 트윗이 전송된다는 점이다. 때문에 꽁보리봇의 내용은 둘째치고 올린 시간을 가지고 근무태만이란 민원을 제기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것이 트워터러들의 의견이다.

유머와 풍자가 주를 이루는 트윗봇의 특성을 이해못하고 트윗 내용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인 민원인에 대해서도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이를 두고 한 의사 트위터러(@ArmyXXXX)는 "꽁보리봇에 민원을 넣은 사람이 봇의 멘션을 캡쳐해서는 근무시간에 트위터를 했단다"며 "봇이 뭔지도 모르지?"라고 꼬집었다.

트위터러 @EX_arXXXX은 "공보의들의 일상과 부조리함을 그려냈던 꽁보리봇이 민원에 의해 중단됐다"며 "웃기는 현실이다. 비판을 수용하지 못하고 억압하는 정부에 대해 실망한다"고 지적했다.

꽁보리봇과 비슷한 성격의 '군의관봇(@Armydoc_Bot)'에도 이를 지적하는 글이 올라왔다.

군의관봇은 "제주 여행 중 아플 때를 대비해 보건소를 검색하다 발견했다는 설정의 조약함에 웃음이 먼저 나온다"며 "머리를 좀 더 굴려야 할 것"이라고 조소를 날렸다.

특히 "꽁보리봇 민원 사태에서 가장 황당한 것은 보건소의 답변"이라며 "우리나라 관공서에 개인의 트위터를 폐쇄하도록 지시하고 조치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놀랍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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