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치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에이즈(AIDS·후천성 면역결핍증)의 첫 치유 사례가 지난해 학계에 보고된 이후 과학자들 사이에서 에이즈 치료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에이즈 바이러스인 HIV는 감염 환자의 유전자 물질 속에 스스로 흡수돼 수년에서 수십 년간 면역체계를 피해 잠복해있기 때문에 에이즈 완치는 오래전부터 과학자들에게 꿈같은 일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인 티머시 브라운(46)이 첫 에이즈 완치 사례로 보고되면서 점점 더 많은 전문가가 에이즈 치료를 과학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 가까운 미래에 성취할 수 있는 현실적인 목표로 여기고 있다.

19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HIV를 최초로 발견해 지난 200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수상한 프랑수아 바레-시누시(65) 교수도 브라운의 사례를 들어 에이즈 완치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다.

바레-시누시 교수와 그의 동료인 스티븐 딕스 교수는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신호에서 브라운이 세계 최초로 엄격한 '과학적 정의'에 따라 완치된 에이즈 환자가 됐다고 진단했다.

브라운은 지난 1995년 HIV 양성 판정을 받은 데 이어 백혈병까지 발병하자 2007년 독일 베를린에서 HIV 면역 유전자를 가진 사람으로부터 골수 줄기세포를 이식받았다.

브라운은 수술 후 HIV 치료제 투여를 중단했고, 그로부터 4년이 흐른 2011년 몸에서 HIV가 완전히 사라지면서 에이즈 완치 판정을 받았다. 그는 이른바 '베를린 환자'로 불리며 많은 에이즈 환자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바레-시누시 교수와 딕스 교수는 "브라운은 지난 5년간 에이즈 치료를 받지 않았는데도 현재 몸에서 HIV가 발견되지 않는다. 즉, 그는 완치됐다"면서 "그의 사례는 에이즈를 언젠가 완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그러나 브라운의 몸에서 HIV가 완전히 사라졌는지를 두고 여전히 논쟁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프랑스 툴롱 종합병원에서 전염병을 담당하는 알랭 라푀이야드 박사는 브라운의 몸에서 낮은 수준의 HIV 바이러스 혈증을 발견했다는 일부 과학자들의 주장이 있다면서 "이 경우에는 이 남성을 '치유'했다고 정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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