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팀이 사상처음으로 임신여성의 혈액 샘플만으로 태아의 게놈을 해독함으로써 태아의 유전질환 여부를 임신초기에 손쉽게 알아낼 수 있게 됐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 연구팀은 임신여성의 혈액 속에 자신의 DNA와 함께 섞여 떠돌고 있는 태아의 DNA를 선별해 그 염기서열을 해독하는 기술을 개발, 특허출원했다고 영국의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과 사이언스 데일리가 5일 보도했다.

이는 한 달 전 워싱턴 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임신여성의 혈액과 남편의 타액으로 태아의 게놈을 해독하는 기술에서 한 걸음 더 발전한 것이다.

모체의 혈액만으로 태아의 게놈을 해독할 수 있다면 이를 임신초기의 정규적인 검사로 실시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태아의 아버지를 모를 경우(미국에서는 10명 중 한 명꼴)가 있고 또 아버지를 알아도 DNA채취가 어려운 형편이거나 아버지가 이를 거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체의 혈액 속에는 모체와 태아의 DNA가 함께 섞여있다. 태아의 DNA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유전물질을 모두 지니고 있다. 이 가운데서 태아의 DNA만을 골라내는 것이 이 신기술의 핵심이다.

연구팀은 일배체(haplotype)라고 불리는 모계(어머니와 태아)DNA와 부계(태아)DNA 영역의 DNA비중을 비교분석하는 방법으로 태아의 DNA를 분리해 낼 수 있었다고 연구팀을 이끈 스티븐 퀘이크(Stephen Quake) 박사는 설명했다.

모체의 혈액 속을 떠도는 태아DNA의 양은 임신이 진행되면서 점점 늘어나 임신 9개월이 되면 30%에 이르게 된다.

연구팀은 실제로 이 방법으로 임신여성 2명의 태아DNA를 찾아내 게놈을 분석했다. 이 여성 중 한 명은 디조지증후군(DiGeorge syndrome)이라는 유전질환인자를 지니고 있었고 다른 한 명은 없었다.

태아의 유전자검사 결과는 디조지증후군 유전인자를 가진 여성의 태아에 전해질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태어난 아이의 탯줄혈액 검사로 확인됐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 최신호(7월4일자)에 발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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