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테리아가 감염되는 경로와 면역체계가 이를 퇴치하는 과정이 처음으로 실시간 비디오로 촬영되었다.

영국 임피어리얼 칼리지 런던(ICL) 연구팀은 인간의 위장관 감염을 일으키는 대장균에 해당하는 쥐의 세균인 시트로박터 로텐티움(citrobacter rodentium)이 쥐를 감염시키고 면역체계가 이를 박멸하는 과정을 실시간 비디오로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고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2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유전조작을 통해 이 박테리아가 빛을 발하게 만든 다음 쥐에 주입해 위장관을 감염시켜 가는 경로와 나중 면역체계의 반격을 받아 소멸하는 12일 동안의 과정을 최첨단 3차원 스캔장비로 촬영했다.

연구팀은 이 박테리아에 감염된 쥐를 암실에 넣고 천장에 설치된 고감도 생물발광(bioluminescence) 카메라로 아주 작은 불빛을 내는 이 박테리아의 이동경로를 추적했다. 빛의 양이 늘어나면 이는 박테리아가 증식하는 증거였다.

감염 첫날에는 주로 소장에서 박테리아가 발견됐다. 감염 2-4일에는 박테리아 수가 늘어났으나 주로 맹장에 머물러 있었다.

감염 5일째에는 박테리아가 제거되는 곳인 맹장의 림프소포(lymphoid follicle)에서만 관찰되었다.

"박테리아는 이곳에서 숙주의 내부환경에 적응하는 것 같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감염 6일째에는 박테리아가 맹장에서 직장의 원위부(遠位部)까지 확산되고 8일째에는 결장 전체가 심하게 감염되었다.

그러나 9일째에는 쥐의 면역체계가 반격을 시작해 박테리아의 감염경로와는 역순으로 결장에서 시작해 맹장으로 박테리아를 소탕하기 시작했다.

감염 12일째가 되자 전쟁은 끝나고 박테리아는 어느 곳에도 보이지 않았다. 쥐는 감염에서 완전히 회복됐다.

쥐가 시트로박터 로덴티움에 감염되었다는 것은 사람이 대장균-0157에 감염된 것에 해당한다.

이 연구결과는 박테리아, 특히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 감염의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연구팀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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