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의원 건정심 개혁 노력 없으면 다시 일어설 것"

노환규 회장 등 의협 집행부가 정몽준 의원과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 모습.

의사협회가 포괄수가제 적용 대상 수술의 연기를 철회하고 잠정 수용하겠다는 결정을 내리기까지는 상당한 내부 진통을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의협 송형곤 대변인은 29일 오후 정몽준 의원과 간담회 직후 수술 연기 철회 및 포괄수가제 잠정 수용을 결정한 배경과 관련해 "오늘 새벽 2시까지 내부 회의를 가졌으며, 수술 연기를 선언한 4개 과(안과, 산부인과, 외과, 이비인후과)의 합의를 구하는데 상당한 진통이 있었다"고 말했다. 

송 대변인은 "그러나 일반 회원을 설득하는 작업은 더 어려울 것"이라며 "회원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또 정몽준 의원과 사전 접촉을 통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개편, 정부와의 대화 중재 등 약속을 받고 수술 연기 철회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정 의원실 관계자는 이날 간담회가 열리기에 앞서 "(정 의원은)19대 국회에서 보건복지위원회 활동을 할 예정이다. 또한 서울아산병원을 운영하고 있어 의료 분야에도 관심이 많다"며 "오늘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운을 띄웠다.

노환규 회장도 "정 의원이 건정심 제도 개선에 애를 써준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수술 연기 및 포괄수가제 수용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의협은 정 의원과 간담회를 계기로 건정심 구조를 바꿀 계기를 마련함과 동시에 정치적으로 든든한 우군을 얻었다는 평가를 내렸다.

송현곤 대변인은 "2000년 의약분업 당시에는 우군 없이 혼자서 정부와 싸웠지만 이번에는 정치권을 우군으로 삼게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그러나 정 의원이 1~2개월 이내에 건정심 구조 개편과 관련한 가시적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오늘 결정을 철회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