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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터뷰] "150여통 협박문자, 의사들이 보냈을 거로 생각하니 섬뜩"박민수(보건복지부 보험정책과장)

지난 21일 종로경찰서 사이버수사팀에 한 남자가 찾아와 수사를 의뢰했다. 그는 백여통이 넘는 협박성 문자를 경찰에 제시했다.  다름 아닌 보건복지부 보험정책과 박민수 과장이었다. 박 과장은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포괄수가제 당연적용과 관련해 복지부의 '입' 역할을 맡고 있다. 포괄수가제 강제적용을 주제로 한 토론회 참석은 거의 대부분 그의 몫이다. 그러다보니 의료계로부터 따가운 시선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얼마 전엔 공중파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의협 집행부는 사퇴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가 이후 의사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의사들로부터 협박성 전화와 문자메시지가 쏟아졌다. 이 때문에 최근 자신의 휴대폰에 저장되지 않은 전화번호는 일체 수신을 거부하고 있다. 어렵게 그와의 대화를 시도해 포괄수가제에 대한 정부의 입장과 협박문자 고발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의협의 진료연기 결정이 포괄수가제 당연적용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나.

“의협과 일부 의사단체가 진료거부를 공식 발표했는데 실질적으로 국민이 불편할 만큼의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 혹시 있을지 모를 사태에 대비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소 등과 협조 체제를 구축했다. 국민들의 의료서비스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실제로 진료거부에 참여안하는 병의원을 안내하는 시스템 및 신고센터 등을 만들어 대응할 방침이다. 별도 부서를 만드는 것은 아니고 기존 기관의 콜센터 등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정부로서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포괄수가제 당연적용은 문제없이 시행될 것이다.”

-의사들의 진료거부도 일종의 파업행위로 볼 수 있다. 어떤 직종이건 파업권을 보장해야 하는 것 아닌가.

“노동조합은 노동삼권이라는 권리를 헌법과 법률에 의해 보장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노동자는 사회적으로 약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사에게는 그런 권리가 법에 없다. 따라서 어떤 경우에도 진료거부 형태 등의 파업은 허용되지 않는다. 의사는 사람의 신체나 생명을 다루는 직종이라는 점에서 공무원보다 훨씬 높은 공공성을 가진다. 의사 입장에서는 내 돈 들여서 의사면허증을 땄고 병원을 개원했는데 왜 국가가 간섭이냐는 주장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같은 주장은 식당 등 일반적인 자영업에는 해당되지만 의사는 국가가 독점적으로 면허를 주지 않는가. 여기로부터 엄청난 책임감이 부여되는 것이다.”

-최근 복지부가 전국 보건소에 통보한 공문에 ‘포괄수가제 오해와 진실’, ‘포괄수가제 올바른 정보’, ‘포괄수가제 의료인용 설명자료’가 첨부돼 있다. 의료계에서 이해하고 있는 포괄수가제와 차이가 있나.

“포괄수가제 관련해 의료계에서 제기하는 정보에는 일방적인 내용과 사실이 아닌게 많다. 포괄수가제에 관한 대한의사협회의 자료를 봤는데 정성을 들인 것에 비해 사실을 왜곡한 내용이 많았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제기되는 주장들도 마찬가지다. 만일 인터넷 상에서 떠도는 주장이 정확한 사실이라면 오히려 정부가 두려울 것이다. 허점이 많은 제도를 시행한 후 문제가 발생할 것을 생각하면 함부로 정책을 강행할 수 없다. 그러나 대부분 사실이 아닌 유언비어성 이야기들이다. 감정이 대립하다보니 의협의 주장하는 바가 아닌 것들은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정보나 주장들이 의사들 사이에 공유됨으로 인해 조성될 군중심리가 우려된다. 복지부가 보건소에 포괄수가제 관련 자료를 포함해 공문을 하달한 것은 잘못된 정보를 바로 잡기 위함이었다.”

-포괄수가제뿐 아니라 만성질환 관리제 등의 정책에서 의협과의 불협화음이 이어지고 있다.

“전체 의사들이 반대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의협 집행부의 생각이라고 본다. 집행부가 너무 가볍고 무책임한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국민들에게 비난을 받는 것이다. 집행부가 국민과 의사를 갈라놓게 되면 어떻게 되겠는가. 노환규 회장은 임기를 마치고 나가면 되지만 남아있는 부담은 현직 의사들과 후배 의대생들이 짊어지게 될 것이다.”

-지금의 상황이 노환규 회장에게 일부 책임이 있다는 뜻인가.

“노 회장이 정말 의사라면 쉽게 최근의 발언들을 꺼낼 수 없을 것이다. 사회적 파장과 후유증을 생각한다면, 또 의사들을 아끼고 존경한다면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 최근 모 공중파 방송이 주최한 토론회 과정에서 제기한 사퇴론도 그런 이유에서 발언한 것이다. 많은 의사들이 현장에서 묵묵히 진료에 매진하고 있다. 이들의 명예를 실추시켜서는 안된다. 지금 의협 집행부는 그런 것들을 고민하고 생각해서 주장을 제기하는가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정부와 의료계 간의 소통이 막혀있는 것처럼 보인다.

“세상은 나 혼자 사는 곳이 아니다. 최근 의협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나가면서 인원 구성을 정부와 의료계간 일대일로 하자고 주장했다. 의협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여기서 드러난다. 예를 들어 건정심에서 정부와 일대일로 진행해 내년도 수가 인상하기로 했다고 치자. 실제로 시행이 되겠는나. 수가를 인상하려면 보험료 인상도 따라줘야 한다. 가입자들은 인상에 아무런 반대없이 동의할 것으로 보는가. 의료계의 답답함은 이해하겠는데 그럴수록 더 소통에 나서야 한다. 소통해서 이해시켜야 결정이 나온다.”

-복지부는 의료계와의 소통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의료계와 논의를 거치면서 집행부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리더그룹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냐에 따라 결과는 천양지차다. 그동안 정부는 의협대표, 의사회 및 학회 대표들과 주로 대화를 해왔다. 서로 공감을 하면 소통이 된 것이라 생각했는데 최근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의료계 대표와의 대화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정부도 반성할 부분이 있다. 의협회장 및 각 대표들과의 논의 구조자체를 바꿀 수는 없다. 의료계 일선과의 소통을 위해 여러 가지로 방법을 고민 중이다. 정책을 담당하는 정부, 심평원, 건보공단 이 커뮤니티 개념의 웹사이트를 만들어 누구나 접근해 정책자료를 열람하고 댓글 토론이 가능한 직접 대화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일선 의료현장의 이야기 들으면 현장감 있는 정책 펼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걸리고 몸이 고단해도 그런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 박민수 과장이 받은 협박성 문자메시지.

-지난 21일 문자 협박을 당하고 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안다. 어떤 내용의 문자였나.

“그동안 받은 문자를 보면 크게 보면 세가지 종류다. 첫째는 화가 난 민원인이다 소속과 성명을 밝힌 후 항의성 문자를 보내는 경우다. 국민으로서 공무원에게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본다. 나머지는 도를 넘는 내용의 문자들이었다. 입에 담긴 힘든 욕을 남기거나 협박이나 저주를 퍼붓는 문자들이다. ‘니네 애들 잘 챙겨라’, ‘밤길 조심해라’, ‘당신은 이제 병원문턱 넘을 생각 하지마’, ‘쥐도 새도 모르게ㅎㅎㅎ’, ‘또X이 X끼 죽여버린다’ 등등 신변에 위협을 느끼게 하는 문자를 150여통 이상 받았다. 가족들까지 들먹이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대한민국은 법에 의해 국민들이 자유와 권리를 보호받는 법치국가다. 물리적인 가해만이 폭력은 아니다. 정신적인 위해도 분명한 폭력이다. 상당히 지능적인 문자도 있었다. ‘너 누구야 왜 나한테 욕해, 무슨 일인지 알아야 사과를 할 거 아니야’라는 문자가 몇 통 있었다. 누군가 내 번호로 타인에게 욕을 하고 그 사람이 다시 나에게 문자를 보낸 것이다. 이런 이유로 종로경찰서 사이버수사팀에 수사를 의뢰했다. 그냥 둬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경종을 울리고 법에 호소해서 그에 상응하는 반응을 해야 앞으로 함부로 못한다.”

-누가 보낸 것인지 짐작하는 대상이 있는가.

“일반 국민은 아닐 듯 싶다. 아마도 의사일 것 같다. 나뿐만 아니라 환자를 포함해 누구라도 자기 마음에 안드는 사람에게 이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 정말 섬뜩하다. 의사로서의 기본을 생각케 하는 대목이다. 이런 의사들은 면허를 박탈해야 한다. 최근 진료거부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경기도의사회 조인성 회장도 나같은 문자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조 회장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 아마도 조직적으로 협박문자를 발송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조직적으로 협박문자를 보낸다고 생각하는 근거는.

“문자가 오는 시기와 시간대가 집중되는 때가 있다. 복지부 내에도 의사 공무원들이 있다. 그들에게 일반인은 못들어가는 의사커뮤니티 확인을 부탁했더니 나에 대한 신상을 올려놓고 항의문자를 보내자는 글들이 있었다고 한다. 날짜와 시간대를 비교해보니 그런 글이 올라오는 시간에 협박문자가 집중돼서 왔다. 한두번이 아니었다. 수사과정에서 그런 사이트까지 조사해 조직이 개입됐는지 밝혀내 엄단할 것을 희망하고 있다. 자기와 의견이 다르다고 벌떼같이 달려들어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행동은 있을 수 없다. 엄연한 폭력이다.“

손의식 기자  hovinlove@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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