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에서 발견된 5천300년 전 청동기 시대 남자 오치의 미라에서 혈액 세포를 확인했다고 학자들이 3일 밝혔다.

이 혈액 세포는 가장 오래된 인간의 혈액 세포이다.

독일과 이탈리아 학자들은 원자간력현미경을 사용해 오치 등에 난 화살 맞은 상처 부위와 오른손에 난 상처 부위에서 채취한 조직을 검사해 혈액세포를 찾아냈다.

이탈리아 볼차노 소재 볼차노 유럽아카데미의 알베르트 친크 인류학교수는 "현재까지 이 세포는 가장 오래된 인간의 혈액세포"라고 밝혔다.

그는 오치의 적혈구세포가 건강한 현대인에게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도넛 모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의 적혈구세포가 그토록 오랜 기간 남아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게된 것이 흥미롭다"면서 이번 연구는 이집트 미라 분석이나 혈흔의 정확한 시간대 추정을 통해 법의학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갓 생긴 상처에서 혈액이 응고할 때 생겨 곧 소멸되는 단백질 피브린을 화살 상처에서 발견했다고 밝히고 이는 오치가 화살에 맞은 후 며칠 살아있었을 것이라는 통설과 달리 얼마 버티지 못하고 바로 사망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오치는 1991년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 경계의 알프스 산록에서 빙하에 묻힌 채 완벽한 상태의 미라로 발견돼 지난 20년 동안 집중적인 연구가 이뤄졌다.

그는 갈색 머리에 O형의 혈액형을 가진 45세의 남자로 그의 장기가 멀쩡하게 보존돼 당시 섭취한 음식물과 생활양식, 유전자 분석을 통한 체질 및 질병 분석 등 폭넓은 연구자료가 공개되면서 학계는 물론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연구 보고서는 영국 왕립학회 인터페이스 저널에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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