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분해를 조절하는 효소 'E3'와 기질(효소와 특이적으로 결합해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분자) 집단 간 네트워크 정보를 집대성, 세포의 기능과 질병을 분석하는 시스템이 개발됐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 바이오및뇌공학과 이관수 교수팀은 'E3Net'를 이용해 각 질병과 관련된 E3 효소를 찾을 수 있고 이와 관련된 네트워크를 파악하는 바이오마커를 발굴, 환자에게 맞춤형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바이오마커란 유전 또는 후천적으로 발생한 신체 변화를 감지하는 생물표지인자로, 이번 개발로 고부가가치의 새로운 바이오마커 분석 시스템 구축이 가능해졌다.

세포는 단백질을 생산, 폐기, 재활용하는 정교한 시스템을 갖고 있으나 이 과정에서 오류가 생기면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E3라는 효소가 단백질 분해의 80%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수 많은 질병이 E3와 관련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3는 유비퀴틴을 기질에 붙게 하는 마지막 단계의 효소로 세포 내 특정 단백질에 결합해 기질의 특이성을 결정한다.

유비퀴틴은 76개 아미노산으로 이뤄진 작은 단백질로 세 종류의 단백질 효소 E1[017940], E2, E3의 순차적인 작용에 의해 기질에 결합해 단백질 분해를 촉진한다. 이를 유비퀴틴화라고 한다.

그러나 E3 효소와 기질 간의 정보들이 개별 논문과 DB에 흩어져 있어 특성을 종합·체계적으로 분석하기 어려웠다.

이 교수팀은 E3 효소 2천201개와 기질 4천896개, 그 조절관계 1천671개에 대한 정보를 통합해 E3 효소와 조절 네트워크 내에 존재하는 관련 세포의 기능과 질병을 분석하는 E3Net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이 네트워크는 지금까지 구축된 조절정보를 모두 합친 것보다 10배 이상 방대한 정보를 담아 분석의 정확도를 높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 교수는 "E3Net를 이용해 암, 심·뇌혈관질환, 당뇨병 등과 관련된 E3 바이오마커 후보 수십 개를 새롭게 발견하는 등 눈에 띄는 연구성과를 거뒀다"며 "현재 이를 검증할 후속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단백질체 연구 분야에서 권위를 지닌 과학전문지 '분자와 세포 프로테오믹스'(Molecular and cellar proteomics, IF=8.354)에 최근 소개됐다.<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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