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위 이경호 교수, 아래 김규석 교수.

흔히 맹장염으로 불리는 충수돌기염 진단에 방사선량을 1/4로 줄인 저선량 CT를 사용하면 유용하다는 것을 국내 의학자들이 입증해 관심을 사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김규석 교수, 영상의학과 이경호 교수팀은 2009년 9월부터 2011년 1월까지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 중 충수돌기염 진단을 위해 CT 검사가 필요했던 15~44세 환자 891명을 대상으로 무작위대조 비교임상시험을 실시했다.

무작위 배정을 통해 444명은 방사선량을 1/4 줄인 저선량 CT를 촬영했고, 나머지 447명은 일반선량 CT를 촬영한 결과 방사선 노출이 적은 저선량 CT로도 충수돌기염 진단이 잘 되는 것을 입증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충수돌기염 의증으로 수술 후 결국 염증이 없다고 판명된 비율이 저선량 CT군에서 3.5%, 일반선량 CT군에서 3.2%로 차이가 없었다. 충수돌기 천공률도 저선량 CT군에서 26.5%, 일반선량 CT군에서 23.3%로 차이가 없었다.

충수돌기염으로 수술받는 환자는 매년 9만여명. 실제 충수돌기염 진단을 위해 CT를 촬영하는 인구가 수술인구의 2~3배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국내에서만 매년 20여만 명이 충수돌기염 진단을 위해 복부 CT를 촬영하는 셈이다.

따라서 충수돌기염 진단에 저선량 CT의 유용성을 입증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방사선 노출로 인한 잠재적인 암 발병 위험률을 줄이는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응급의학과 김규석 교수는 “충수돌기염에서 저선량 CT의 유용성을 입증함에 따라 충수돌기염 진단에 저선량 CT를 이용하는 것이 표준 방법으로 자리 잡는데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의학과 이경호 교수는 “이 연구는 서울아산병원, 경희대학교, 인하대학교, 연세대학교 등 많은 연구자들이 공동으로 참여해 이룬 결실”이라며 “세계 의학계가 기다려 온 연구를 한국 의료진이 해 낸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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