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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터뷰] "마지막 자존심 버리고 누가 분만 계속하겠나"김암(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 산부인과학회 의료분쟁조정법TFT 위원장)

올해 4월부터 시행되는 ‘의료사고피해구제및의료분쟁조정등에관한법률’ 시행령 및 시행규칙에 대한 산부인과 의사들의 반발이 거세다.특히 분만 과정에서 발생한 무과실 의료사고의 보상비용 50%를 의사가 부담토록 한 조항이 논란이 되고 있다.현재 대한산부인과학회는 무과실 보상, 의료사고 감정위원 구성 등 총 5개 항목에 대해 전체 산부인과 의사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추진하고 있다.산부인과학회 의료분쟁조정법TFT 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김암 교수를 통해 의료분쟁조정법 시행령의 문제점을 자세히 들어봤다.
-의료분쟁조정법이 이대로 시행되면 어떤 부분이 문제가 되는가.“의사들이 아무리 불가항력적이라 해도 50%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는 문제 때문에 계속 소송이나 논쟁이 대두되고 심지어는 대학병원에서도 타 대학병원으로 이송을 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주거지에서 가까운 병원에서 편안하게 분만할 수 있는 상황을 조성하는 것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 그게 과연 국민 건강을 위해서 바람직한 일인지 묻고 싶다.”-실제로 불가피한 상황은 어떤 것이 있나.“예를 들어 심장병이 심한 사람 중에는 출산을 하게 되면 무조건 사망하게 되는 사람이 있다. 그렇다고 출산을 하지 않을 수는 없으니 어딘가에서는 분만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런 경우 대부분 응급실로 실려 와서 출산을 하는데 산모가 사망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이렇게 불가항력적으로 사망한 경우에도 책임을 지라고 한다면 앞으로 그 산모는 어디에서 분만을 할 수 있겠는가.”-손해배상금 대불제도에 대한 불만도 높다. “대불제도는 의료사고가 발생한 병원이 파산해서 돈이 없다면 다른 병원에서 낸 돈으로 그 돈을 메꿔주겠다는 것이다. 대불금이라는 게 한도가 없어서 대형병원처럼 의사가 많은 곳은 대불금이 무척 많아지게 된다. 다른 병원에서 일어날 사고에 대비해서 돈을 미리 축적해 놓는 것이니 그게 얼마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공제조합 등에 보험을 들어야 한다고만 해도 덜 억울할 텐데 대불금은 정해진 금액을 무조건 내야 하지만 그 금액이 얼마인지는 모른다. 예전에는 의사가 돈도 잘 벌고 그랬지만 지금은 일부 비보험을 제외하고는 돈 들어올 곳이 없는데 내야할 돈은 많아졌다.”-요즘은 분만을 하지 않는 병원들도 많은데 그 병원들은 타격이 별로 없지 않나.“그 병원들은 무과실 의료사고 보상은 해당이 안 되지만 다른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대불금을 내야하며 오히려 사소한 것으로 인한 분쟁은 더 늘어날 수 있다.”-대학병원은 재단이 따로 있는데 보상금은 어떻게 부담하게 되나.“대학병원에 있는 의사들은 본인이 따로 돈을 내지 않고 병원에서 부담을 하게 된다. 개인병원은 비용부담이 있을 순 있겠지만 대학병원 교수들은 자존심 상 못 참겠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남은 최후의 자존심까지 버리라고 하면 분만을 계속할 사람이 누가 있겠나.”-지금도 산부인과는 전공의 지원 기피과인데 의료분쟁조정법이 본격 시행되면 인력 확보가 더 힘들어질 것 같다.“당연히 더 줄어들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더 줄어드는 정도가 아니라 있던 전공의들도 비전이 없다고 생각해서 그만둘 것 같다. 우리가 생각했을 때는 ‘1~2년이나 전공의 생활을 했는데 아깝지 않을까’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론 다르다. 의학전문대학원이 생기고 나서는 젊은 사람들이 1~2년 늦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 상황에서 그 친구들의 부모님들은 ‘산부인과 전공해서 뭐 하려고 하느냐. 관두고 나와서 다른 것을 하라’고 부채질할 것이다. 사실 큰 대학병원의 전공의로 남을 정도면 어디를 가더라도 다른 전공을 할 수 있으니 그만 두고 타과로 옮길 것으로 예상된다.“-다른 나라에서도 무과실 의료사고에 대해 의사가 보상금 부담을 떠안고 있나.“그런 곳은 전혀 없다. 가장 가까운 일본의 사례가 아주 대표적인데 문제가 발생하면 국가에서 먼저 돈을 내어준 다음 이 사안을 검토해서 잘못이 있는 경우에만 의료기관에게 책임을 물리고 불가항력적인 경우에는 그걸로 끝이다.”

양혜인 기자  lovely@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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