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신경세포가 죽어 온몸의 골격근이 마비되는 루게릭병을 금 나노 입자의 색깔 변화를 이용해 조기에 진단하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서울대 이종협 교수팀과 서강대 강태욱 교수팀이 신경퇴행성 질환 주변에 이상 단백질이 응집되는 현상을 복잡한 실험 장비 없이 관찰하는데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루게릭병은 신경세포 주변에 특정한 단백질(SOD1)이 쌓여 나타난다. 원래는 인체 내 활성산소를 산소와 과산화수소로 바꿔 세포를 독성으로부터 방어하는 역할을 하지만 유전자 돌연변이가 생겨 제 역할을 못하는 것이다.

이 단백질이 얼마나 쌓였는가에 따라 병의 진행을 파악할 수 있다.

연구팀은 금이 평소 누런 황금색이지만 입자를 20㎚(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이하로 작게 쪼개면 붉은색을 띠다가 금 나노 입자간 거리가 가까워지면 점차 짙은 보라색을 띤다는 점을 이용했다.

이 SOD1단백질에 금 나노 입자를 고정시킨 다음 제작한 센서로 금 나노 입자의 색깔 변화를 읽어낸 것이다.

강태욱 교수는 "단백질이 많이 쌓여 모이면 붉은색에서 점점 짙은 보라색으로 변해가는 걸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루게릭병 외에도 신경세포 주변에 특정 단백질이 응집돼 나타나는 치매, 알츠하이머병 등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케미컬 커뮤니케이션즈(Chemical Communications) 2월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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