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각은 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췌장에서 인슐린을 만드는 베타세포도 단맛을 감지하는 미각수용체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샌포드-번햄 연구소 당뇨병-비만연구실의 브외른 티르베리(Bjorn Tyrberg)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췌장의 베타세포의 미각수용체가 단맛인 과당을 감지해 인슐린을 분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타세포는 식사로 섭취한 음식이 체내에서 포도당으로 합성되면서 혈중 포도당(혈당)이 증가하면 인슐린을 분비하고 인슐린은 체내의 세포와 결합, 포도당을 세포 안으로 진입시켜 에너지로 전환되게 한다.

연구팀은 그러나 베타세포가 포도당만이 아니라 과당을 감지했을 때도 인슐린을 분비하고 포도당과 과당이 함께 체내에 들어왔을 때는 인슐린이 더 많이 생산되었다고 밝혔다.

포도당과 과당은 종류가 다른 당분으로 과당은 과일과 꿀 등에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특히 옥수수로 만든 과당의 함량이 높은 콘시럽은 탄산음료, 시리얼 등 많은 가공식품에 첨가되고 있다.

연구팀은 사람과 쥐의 베타세포로 실험한 결과 과당이 베타세포에 있는 단맛 감지 수용체를 활성화시키면서 인슐린 분비를 촉발시켰다고 밝혔다.

과당과 포도당에 함께 노출되었을 때는 베타세포의 인슐린 생산이 더욱 증폭되었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쥐 베타세포의 미각수용체를 만드는 유전자를 제거하자 베타세포는 과당에 반응하지 않고 인슐린를 분비하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결과는 과당을 감지하는 베타세포의 미각수용체가 비만, 2형(성인)당뇨병 같은 대사질환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티르베리 박사는 말했다.

인슐린이 과다분비되거나 이로 인해 포도당을 세포에 전달하는 인슐린 효율성이 저하되면 비만과 당뇨병이 나타날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뉴욕 레녹스 힐 병원의 내분비내과 전문의 스피로스 메지티스 박사는 앞으로 임상시험을 통한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과당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또 하나의 증거라고 논평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 온라인판(2월7일자)에 발표되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