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우울증을 혈액검사를 통해 더욱 객관적으로 진단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미국 리지 다이어그노스틱스(Ridge Diagnostics) 사는 혈액 속의 9가지 생물표지(biomark)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우울증 여부를 90% 정확하게 가려낼 수 있는 혈액검사법을 개발했다고 미국의 ABC방송 인터넷판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울증과 기타 정신장애는 전통적으로 환자가 말하는 주관적인 증상을 토대로 진단되고 있어서 이에 대한 전문의의 평가와 경험에 따라 진단의 정확도가 상당히 차이가 난다.

이 혈액검사법은 염증, 신경세포의 발달과 유지, 스트레스 반응과 관련된 뇌조직들 사이의 상호작용, 기타 주요한 뇌기능 등과 관련된 9가지 생물표지를 혈액샘플에서 찾아내는 것으로 그 결과는 MDDScore라는 1과 100사이의 점수로 표시된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정신과전문의 게오르게 파파코스타스(George Papakostas) 박사는 주요 우울증(major depression) 환자와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두 차례에 걸쳐 이 혈액검사법을 시험한 결과 정확도가 90%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먼저 우울증으로 진단된 환자 36명과 건강한 사람 43명에게 혈액검사를 실시한 결과 우울증 그룹은 36명 중 33명이 MDDScore가 85점, 대조군은 33점으로 나타났다.

이어 다른 우울증 환자 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혈액검사에서도 31명이 MDDScore가 양성으로 나타났다.

이 두 차례의 실험결과를 종합하면 이 혈액검사법은 민감도(sensitivity)가 90%, 특이도(specificity)가 80%인 것으로 평가되었다.

민감도와 특이도는 어떤 검사방법의 적합성을 평가하는 방법으로 민감도는 질병이 있는 사람을 양성으로 검출해 내는 능력, 특이도는 질병이 없는 사람을 음성으로 판단하는 능력을 말한다.

파파코스타스 박사는 이 객관적인 생물학적 검사법을 전통적인 진단법과 병행하면 우울증 진단의 정확도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듀크 대학 메디컬센터의 약리학교수 신시어 쿤 박사는 이 9가지 생물표지는 다른 질병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우울증과 다른 질병까지 구분해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논평했다.

이 연구결과는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 최신호에 발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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