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표(대한개원내과의사회 회장, 이원표내과의원 원장)
최근 개정된 ‘전공의 연차별 수련교과과정 고시’에 따라 내과 전공의들의 수련 과정에서 영상의학과 파견 조항이 삭제돼 초음파 술기 수련에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이와 함께 오는 2013년부터 초음파 검사 급여화가 예고돼 내과 등 초음파 검사를 필수로 하는 병의원들은 보건복지부의 급여화 추진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내과 개원가를 중심으로 한 초음파학회(가칭 대한임상초음파학회)가 오는 5월 창립을 앞두고 있다. 임상초음파학회 창립을 지휘하고 있는 대한개원내과의사회 이원표 회장을 만나 자세한 내용을 들어봤다.- 올해부터 적용되고 있는 ‘전공의 연차별 수련교과과정’을 보면 내과 전공의의 초음파 술기 수련을 위한 영상의학과 파견규정이 삭제됐다. 삭제 이유는 무엇인가.“영상의학과 파견을 통한 내과 전공의들의 초음파 술기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영상의학과에서 내과 전공의의 파견을 거부하는 사례가 많고, 파견 협조를 받아 교육을 받는다 치더라도 제대로 가르쳐 주지 않고 참관만 하는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는 내과 전공의들의 불만이 많다. 전공의들의 초음파 술기 교육에 있어서 유명무실한 조항이라 생각돼 할 수 없이 규정에서 삭제한 것이다.”- 영상의학과 파견 규정의 삭제로 인해 내과 전공의들의 초음파 술기 교육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내과 전공의들은 어떻게 초음파 술기 교육을 받고 있나.“약 20개 정도의 대학병원 내과에서 자체적으로 전공의들에게 초음파 술기를 가르치고 있다. 그렇지 않은 병원의 내과 전공의들은 공식적으로 초음파 술기를 배울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또한 어깨너머로 보기만 하다가 전문의가 되어서야 직접 초음파를 다루는 경우도 허다하다. 초음파 검사는 이미 내과 진료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 한지 오래다. 개원 내과의 100%가 초음파 기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내과 전공의들이 제대로 된 초음파 술기를 익히지 못하는 교육과정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개원가도 초음파 술기 교육과 관련해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개원가 쪽은 어떻게 초음파 술기를 교육 받고 있나,“개원가 쪽은 전공의들 보다는 초음파 술기 습득 기회가 많은 편이다. 협의회와 내과학회 주최로 정기적인 초음파 관련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또한 각 지역의 개원내과의사회에서도 초음파 술기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그나마 현재 개원하고 있는 내과 의사들은 진단방사선과(현 영상의학과) 파견을 통해 초음파 술기를 어느 정도 습득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전공의들 보다는 형편이 낫다.”- 내과의사를 위한 초음파학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내과 전공의들의 초음파 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 가장 큰 창립 이유다. 영상의학과 파견 규정이 전공의 수련교과과정에서 삭제됨에 따라 내과 전공의들이 초음파를 배울 수 있는 통로가 사라졌다. 이에 초음파학회를 만들어 내과 자체적으로 가르쳐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전국 개원 내과 수는 약 4,000개에 달한다. 이들 대부분의 내과가 초음파를 이용해 검사 및 진단을 하고 있다. 복지부 추산으로 약 440만명이 연간 초음파를 이용한 검사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오는 2013년 초음파 급여화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급여화가 이뤄진다면 초음파 검사 횟수도 현저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 된다. 이에 따라 초음파와 관련된 학술 연구가 수행돼야 하며 내과 개원의들에게 이 같은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초음파 교육은 실습 위주의 교육이 될 것이다. 대규모 학술대회 보다는 소규모의 정기적인 교육의 장을 만들 것이다. 역동적인 초음파학회가 될 것이니 기대해 달라”- 일부에서는 내과의사를 위한 초음파학회가 창립된다는 것이 전문과목 간 이기주의 때문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어떻게 생각하나.“현재 초음파의학회와 산부인과초음파학회 등 여러 초음파 관련 학회들이 활동하고 있지만 전문과목 간 협조가 활성화 되지 않고 있다. 일례로 초음파 교육을 위한 학술대회가 있어 영상의학과 관련자에게 강연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한 경우가 많다. 초음파 술기는 특정과의 전유물이 아니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초음파학회는 내과 의사만으로 회원을 한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초음파에 관심이 있고 배우고 싶은 의사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학회가 될 것이다.”- 2013년부터 초음파 검사가 급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학회 차원의 대응방안은.“아직 학회 구성 초기라 정확한 대응방안을 정립하지는 못했지만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오는 7월 심평원의 ‘초음파 검사 건강보험 적용방안 연구’ 결과가 나올 예정인데 이때부터 본격적인 논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대한병원협회를 중심으로 초음파 급여화와 관련해 TF도 구성된 것으로 안다. 이 TF가 의료계를 대변해 ‘수가 현실화’를 위해 복지부와 협상을 잘 해줄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우려되는 점도 있다. 급여화가 이뤄지면 수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수가가 터무니없이 낮게 책정되는 경우 병원 경영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이 같은 일이 발생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학회차원에서 개원가의 입장을 복지부 및 TF에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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