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염색체 내에서 기능이 서로 다른 이웃한 유전자들이 한 개의 새로운 융합유전자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새롭게 밝혀졌다.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홍석 박사팀은 침팬지연구에서 발견한 5개의 ‘이웃 간 융합유전자’가 인간에게도 존재한다는 것을 입증했고, 이들로부터 파생되는 새로운 변이 융합 유전자 57종을 발견해 구조를 비교 분석함으로서 이웃 간 융합유전자 생성시의 독특한 규칙성과 형성기작을 새롭게 밝혀냈다고 27일 밝혔다. 박 박사팀의 연구 결과, 서로 다른 두 개의 유전자가 융합해 한 개의 ‘이웃 간 융합유전자’가 될 때 유전자의 특정부위가 사라지거나 생성되는 매우 독특한 규칙성이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첫 번째 유전자의 합성종결신호(termination code)가 반드시 제거되면서 옆의 유전자까지 전사가 일어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이웃하는 두 개의 모체 유전자에는 존재하지 않는 전혀 새로운 DNA서열이 유전자로 참여를 하는데 이들 대부분이 그 동안 생명현상에서 그 역할이 불분명했던 DNA 영역(전이성 DNA: transposable element)인 점을 확인했다.융합유전자(fusion gene)는 두 개의 유전자가 한 개의 유전자로 재구성되어 전혀 새로운 기능을 수행하는 유전자로서, 그 형성기작에 따라 크게 3가지로 분류돼 왔다.  일반적으로는 서로 다른 염색체 일부분이 위치 이동하면서 생성되는 경우, 같은 염색체내에서 일부가 위치 이동을 해 생성되는 경우, 동일하거나 서로 다른 염색체내의 유전자가 각각 전사체를 만들고 이 두 개 전사체가 그대로 융합해 생성되는 경우의 3가지 형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이러한 융합유전자들은 암 세포는 비롯한 비정상적인 조직세포에서 발견돼 암 진단 및 치료를 위한 새로운 표적으로 주목 받고 있다.이번 연구는 기존의 단일 유전자와는 다른 새로운 구조의 유전자가 인체의 세포내에서 일반적으로 만들어 지고 있다는 것을 입증함으로서 향후 유전자 연구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박홍석 박사는 “이웃 간 융합 유전자는 정상조직 세포와 암 조직 세포에서 모두 만들어지고는 있지만 일부 융합유전자는 특정 암 조직 세포에서만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러한 융합유전자는 향후 암 진단 및 치료를 위한 새로운 분자표적으로 활용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이번 연구결과는 유전체 분야의 권위 있는 전문 학술지인 ‘기능 및 통합 유전체(Functional & Integrative Genomics)’ 1월호 온라인 속보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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