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가 미국인들의 의료비 지출액에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다시 한번 확인됐다.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메디케어(노령층 의료지원)와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지원)의 보고서를 인용, 지난 2010년 미국인의 의료비 지출이 전년 대비 3.9% 증가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전체 의료비 지출액은 2조6천억달러(개인당 8천402달러)였다.

이같은 증가율은 같은해 미국의 경제성장률과 비슷한 수치다. 앞서 2009년의 증가율은 23.8%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었다.

2010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의료비가 차지한 비율은 전년과 동일한 17.9%였다.

미국인의 의료비 지출 증가폭이 2년 연속 둔화된 것은 불황으로 아파도 병원에 가지 않거나 보험 가입을 미루거나 싼 보험상품을 선택하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미국에서는 2007년 12월부터 2009년 7월까지 경기침체가 지속됐고 이 기간 많은 사람들은 직장과 의료보험을 잃었다.

통상적인 경우 미국의 의료비 지출 증가율은 경제성장률을 웃돌았지만, 2002∼2009년에는 지출액 증가율 자체가 감소했고 2008∼2010년에는 둔화됐다.

보고서는 높은 실업률과 개인 건강보험의 상실, 회사와 직원의 비용 공유분 증가 등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치료를 포기하거나 저렴한 의료보험을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0년 의료비 지출에서 연방정부와 주정부, 지방정부가 차지한 비중은 45%였다. 최근 수년째 연방정부의 비중은 감소하는 반면 주정부의 몫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미건강통계그룹(NHSG)의 스데반 헤플러 국장은 "의료비 증가율의 둔화가 앞으로도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면서 "다만 과거에는 경기가 회복되면서 의료비 지출도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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