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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터뷰] "보험재정 아끼자고 부작용 심한 약 계속 써야 되나"

이상오(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전 세계적으로 간디다 균에 의한 중환자실 감염의 위험성이 대두되고 있다.현재 국내에서는 칸디다 감염의 진단에 주로 혈액배양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혈액배양을 통해 칸디다 균이 검출되는 확률은 50% 미만에 불과하고 검사 이후 3~5일 뒤에 양성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진단까지 시간도 많이 소요된다. 그만큼 침습성 칸디다 감염은 조기 진단과 신속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국내에서 침습성 칸디다 감염의 1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암포테리신 B(amphotericin B)’은 부작용 발생률이 높다. 그래서 1차 치료제에 비해 부작용이 적은 ‘에키노칸딘(Echinocandin)’ 계열의 ‘아니둘라펀진(Anidulafungin)’과 같은 2차 치료제를 1차 치료제로 쓸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이상오 교수를 만나 칸디다 감염의 적절한 치료와 항진균제의 급여 기준 개선방향을 들어봤다.

-국내 칸디다 감염 현황은 어떻게 되나.

“대한병원감염관리학회가 2007년 7월부터 2008년 8월까지 중환자실에서 발생한 2,637건의 감염질환 환자 36만7,35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16%가 칸디다균에 의한 질환이었다. 이중 11%가 암포테리신 B 및 에키노칸딘 등의 항진균제를 필요로 하는 'Candida glabrata'에 의한 감염으로 집계됐다. 2007년 8개 병원을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조사에서도 140건의 칸디다증이 확인됐다. 이 가운데 85%는 플로코나졸로 치료가 가능한 증세지만 13%는 암포테리신 및 2차 치료제가 필요한 Candida glabrata 및 Candida krusei균에 의한 감염으로 확인됐다. 전체 칸디다 감염 중에서 12% 정도가 2차 치료제가 필요한 상황이다.”

-항진균제의 해외 가이드라인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여기준이 다른 이유는.

“지난 2009년 미국감염학회에서 제정한 칸디다 감염 관련 임상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비호중구감소증 환자의 칸디다증에는 대부분의 칸디다균주에 효과를 보이는 에키노칸딘 계열 항진균제를 1차 치료제로 권고하고 있으며 호중구감소증 환자의 칸디다혈증에서도 에키노칸딘 계열을 1차 치료제로 권고하고 있다. 특히 아니둘라펀진 성분의 항진균제는 에키노칸딘 계열 중에서도 부작용이 적은 약이다. 다른 에키노칸딘 계열의 약들은 신장 기능이 떨어질 경우에 사용할 수 있지만 간으로 대사되기 때문에 간기능이 떨어졌을 때는 사용이 어렵다. 반면 아니둘라펀진은 간이나 신장으로 대사가 되지 않아 부작용이 적어 투여 폭이 상대적으로 넓은 편이다. 그러나 심평원에서는 에키노칸딘 계열을 2차 치료제로 제한하고 있다. 2차 치료제가 1차 치료제에 비해 고가라 심평원이 재정적 부담 때문에 1차 치료제로 확대를 꺼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비용을 약가에만 한정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약의 부작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치료비용까지 감안해야 한다. 1차 치료제를 투여해 부작용으로 신장에 이상이 생긴 경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치료비는 왜 감안하지 않는가. 높은 약가를 이유로 급여를 확대하지 않는 것은 잘못됐다고 본다.”

-1차 치료제의 부작용이 심한 편인가.

“암포테리신은 1958년 개발돼 1960년에 첫 증례보고를 한 후 50여년 넘게 사용해 온 약물이다. 암포테리신을 투여했을 경우 신독성이 처음 크레아티닌(Creatinine)수치의 2배가 되는 경우가 53%나 된다. 신기능 수치가 2.5mg/dL이 되는 경우도 30%에 달하며 심지어 투석이 필요한 경우도 15%나 된다. 부작용이 상당히 심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약을 싸다는 이유로 쓰라고 하는 것은 환자를 배려하지 않는 것이다.

실제로 2005년 국제 감염학계에서 가장 유명한 미국 감염학 교과서인 ‘Mandell’에서는 아스퍼질러스(Aspergillus:폐국균종)일 때 보리코나졸(Voriconazole)을 1차 약제로 사용할 것을 명시했으며 암포테리신은 1차 치료제에서 제외시켰다. 가격만 보면 보리코나졸이 암포테리신에 비해 10배 이상 높지만 부작용 측면에서 봤을 때 안전성이 담보되기 때문에 고가의 약제임에도 불구하고 1차 치료제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암포테리신이 필요할 때가 있지만 모든 사람이 무조건 암포테리신을 써서 부작용이 생겨야만 다른 약을 쓸 수 있다는 것은 잘못된 기준이다.”

-고가의 2차 치료제를 1차 치료제로 전환해 급여를 확대할 경우 약의 오남용 등이 염려되는데.

“물론 진단 기준에 맞지 않게 쓰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확실히 교과서적으로 쓸 수 있는 상황이고 진단 기준에 맞는 환자한테까지 못쓰게 하는 것은 문제다. 심평원의 입장에서는 증상이 조금이라도 의심되면 비싼 약을 남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할 수 있다. 진단 기준에 맞지 않게 사용하면 나중에 삭감을 하면 된다. 오히려 부작용이 심각한 약을 환자가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것이 더욱 문제라고 생각한다.”

손의식 기자  hovinlove@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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