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병국(중앙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의사들은 늘 고민이다. 환자의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과연 그 환자를 완벽히 치료한 것인지,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의 마음을 치료할 방법은 없는지, 마음의 고통은 질병의 완치와 함께 사라지는 것인지.이런 질문에 대답이라도 하듯 최근 의학계에선 환자의 육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정신적 고통까지 치료하기 위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의학에 예술과 문학이라는 인문학적 요소를 접목시켜 질병 치료와 함께 환자가 입은 마음의 상처마저 보듬으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환자들이 불편해 하지 않는다면 영상의학과 복도 전체를 Ray-Art 작품으로 꽉 채우고 싶습니다. 환자들이 작품을 보고 영상의학에 친근감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죠. 더욱이 작품이 환자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된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습니다. 하하하“중앙대병원 영상의학과 복도에 있는 전시장에는 현재 4점의 Ray-Art 작품이 걸려 있다.이 병원 영상의학과내 모임인 X-Ray영상자료센터를 이끌고 있는 곽병국 교수가 회원들과 함께 만든 작품들이다.곽 교수는 환자에게 치료 과정을 자세히 설명해 줄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Ray-Art를 시작했다고 한다.“CT, MRI 등 영상의학과에서 사용하는 장비들은 일반 환자들의 접근성에 제한이 있습니다. 영상의학이 환자에게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Ray-Art를 시작하기로 한 것입니다”이런 이유로 그의 초기 작품은 질환과 증상을 표현한 Ray-Art 사진들이 많다.“처음에는 Ray-Art를 통해 질환과 증상을 설명하는 것이 우선이었습니다. 덧붙여 영상미까지 갖춘 작품을 만들었죠. 그런데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본인들의 질환과 증상에서 아름다움을 찾는다는 것이 모순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는 일반 사물을 모델로 사용하고 있습니다”지난해 10월 그는 두 번째 Ray-Art 사진전을 개최했다. 전시와 판매를 병행해 얻은 판매 수익금은 전액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환자들을 위해 기부했다.

▲ 병원 복도에 전시된 작품들.

“목표는 매년 가을 전시회를 개최하는 것으로 세웠습니다. 좋아하는 작품을 만들 수 있고 어려운 사람도 도울 수 있는 의미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작품 활동을 계속해 병원 영상의학과 복도를 꽉 채우는 것이 바람입니다.”그가 진심으로 바라는 것은 환자들이 자신의 작품을 통해 조금이나마 위안을 받았으면 하는 것이다. “제 작품이 환자에 힘이 될 것이란 거창한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환자가 제 작품을 통해 힘을 얻는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것 같습니다. 하하하” 

▲ 작품명 자전거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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