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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야, 문제는 공공의료야! 4] "돈 잘 버는 의사 선택하게 되는 지방의료원 현실"

최근 무상급식 도입을 둘러싼 찬반 논란을 계기로 이른바 '무상시리즈'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무상급식의 경우 찬반 논란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각 지자체를 중심으로 무상급식 도입이 속속 추진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무상의료의 경우 만만찮은 재원부담과 국내 의료공급체계 등을 따져볼 때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높다. 이런 가운데 전국보건의료노조와 한국환자단체연합이 ‘무상의료 시대! 한국 의료의 길을 찾는다!’는 기치를 내걸고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총 15회 연속으로 정책 대안마련 워크숍을 시작했다. 양 단체는 이번 워크숍을 통해 무상의료 도입의 전제조건인 '공공보건의료체계 확립과 의료공급체계 개편'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본지는 4개월에 걸쳐 진행되는 워크숍을 현장 동행하며 과연 국내 의료환경에서 의료소비자와 공급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무상의료 도입 방안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전국보건의료노조와 한국환자단체연합회가 주최하는 의료공급체계 개편 6차 워크숍이 지난 16일 오후 전북 남원의료원에서 개최됐다.

이날 워크숍 발제를 맡은 국립중앙의료원 문정주 공공보건의료센터팀장은 “지역거점 공공병원은 취약계층의 의료안전망 역할을 하고 저렴한 가격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뿐 아니라 지역필수 의료서비스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며 “그러나 시설과 장비의 노후와 정부·지방자치단체의 재정지원 부족으로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팀장은 정부와 지자체는 지역거점공공병원을 ▲지역 필수의료 제공의 보편적 거점 ▲건강격차 해소의 거점 ▲적정진료 선도의 거점 ▲주민이 참여하는 공익의료의 거점 ▲공익의료에 대한 공적 자금지원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지역거점 공공병원은 전국적으로 39개에 불과해 공공의료체계를 전면적으로 구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역거점 공공병원을 명실상부한 지역의료의 거점을 만들어가기 위해 ‘좋은병원 주민참여 지원단’을 설립해 지역주민들의 참여를 확대시키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우수한 의료인력 확보를 위해 장학제도 및 의사 양성프로그램을 활성화 시킬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토론자로 나선 삼척의료원 박찬병 원장은 “지방의료원은 지역병원, 공공병원, 중소병원으로서의 삼중고를 겪고 있다”며 “의료전달체계가 확립되지 않아 1차 의원, 민간병원, 대형병원과 경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흑자를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박 원장은 “공공병원이 민간병원의 의료행태를 답습하고, 환자를 열심히 보는 의사가 아니라 돈 잘 버는 의사를 선택하게 되는 지방의료원의 현실은 개선되어야 한다”며 “우수한 의료진을 확보하기 위해 공중보건의 장학제도를 실시하거나 지역의사 양성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하고, 2차 병원에 필요한 의사 수련과정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건노조 나영명 정책실장은 지역거점 공공병원의 발전을 위해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나 실장은 “지방의료원을 비롯한 지역거점공공병원이 공공의료 거점병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정부와 지자체는 지역거점병원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구조조정, 민간위탁, 임금동결, 외주용역화, 수익성 추구 압박 등 엉뚱한 해결책만 강요하고 있다”며 “공공의료사업 수행에 따른 운영비 지원, 공공의료사업에 필요한 필수인력 배치에 따른 인건비 지원, 지역필수의료 수행에 따른 경영손실분 보전대책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수 의료진 확보를 위해 지자체와 대학병원간 우수인력 교류협력협정 체결,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의사 인건비 부담방안 마련 및 지역장학생제도 도입과 같은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공공의료사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 법률, 예산, 정책 등이 반드시 지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책과 예산을 집행하는 지자체의 시각이 달라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북도 이현주 도의원은 “도 관계자들과 도의회 의원들이 지방의료원을 ‘빚더미 의료원’ ‘의료원 퍼주기’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공공의료 확충, 공공의료 시스템 정비를 전략적으로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시설과 기능 보강을 위한 지원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 운영, 인력, 관리 등 실제 운영에 필요한 사업비를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일반 기업회계가 아니라 공공병원에 필요한 새로운 회계기준 적용과 더불어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의 시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거점 공공병원의 경쟁력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무상의료가 실현되더라도 결국 지역 공공의료체계가 붕괴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경상대의대 정백근 교수는 토론을 통해 “지역거점 공공병원들이 인력, 시설, 장비가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의료안전망, 공익의료서비스 제공, 양질의 서비스 제공, 미충족 의료서비스 제공 등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며 “그러나 지역주민이나 지자체로부터 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지, 지역거점 공공병원으로서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상의료가 실현돼도 의료공급체계가 개혁되지 않으면 수도권 환자 집중현상으로 인해 지역 공공의료체계는 붕괴될 수밖에 없다”며 “거점공공병원들이 의료기관으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고, 지역거점 공공병원을 획기적으로 확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손의식 기자  hovinlove@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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