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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살 미만 골절상, 병원 방문 늦으면 ‘아동학대 의심’ 신고 당할 수도잇따른 아동학대 사건에 의료인 신고 인식도 높아져

[라포르시안] #. 한 엄마가 10개월 된 여자 아이를 안고 있다가 실수로 그만 손에서 놓치고 말았다. 바닥에 떨어진 후 아이가 평소보다 잠을 많이 자는 것 같은 생각이 든 엄마는 불안한 마음에 급히 응급실을 찾았다. 아이를 떨어뜨린 지 6시간이 지난 뒤였다. 검사 결과, 머리 옆 부분에 물렁물렁한 혹이 만져졌다. 응급실에서 촬영한 두개골 엑스레이에서 골절이 발견됐다. 다행히 뇌 CT 검사에서 뇌출혈 소견은 없었다. 담당 의사는 '아동학대 의심'으로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아이의 엄마를 신고했다.

#. 14개월 된 남자 아이가 집안의 소파에서 놀다가 옆쪽으로 떨어졌다. 처음에는 아무 증상이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오른 쪽 팔을 잘 움직이지 못하는 것 같더니, 이틀 후에는 팔꿈치 부위가 심하게 부어올라 아빠와 함께 응급실을 방문했다. x-ray 촬영 결과, 팔꿈치 위팔의 골절이 발견됐다. 담당 의사는 '아동학대 의심'으로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아이의 아빠를 신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고를 당한 부모라면 억울한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두 경우 모두 담당 의사 입장에서는 아동학대 의심으로 신고를 하는 게 당연하다. 

그 이유는 아동학대 부모들의 특성인 '의료기관 방문 지연'이라는 상황과 '두개골 골절', '팔의 골절'이라는 '골절 이상의 심각한 손상' 증상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대한응급의학회에 따르면 육아 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부모들이 순간의 부주의로 아이를 다치게 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면서 의료기관 방문이 늦어져 아동학대 의심으로 신고를 당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현재 의료법상 의료인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관련 규정에 따라 아동학대범죄 신고 의무자로 규정돼 있다.

2세 이하의 아이가 다쳐서 골절 이상의 손상을 보이거나 의료기관 방문 지연이 판단된다면 의료인은 아동학대 의심으로 신고를 해야 한다. 신고 의무를 어기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처분을 받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의료인이 사용할 수 있는 '아동학대 의심 선별도구'(FIND, Finding instrument for Non-accidental Deeds)도 개발했다.

이 선별도구는 의료기관 방문 지연, 청결 상태, 환자와 보호자의 관계, 2세 미만 영유아의 골절 부위 등 모두 8가지 사항을 확인토록 하고 있다. 8가지 체크사항 중에서 2가지 이상 확인되면 아동학대 의심으로 신고토록 하고 있다. 아동학대가 의심되거나 학대 사실을 알게 됐을 경우 국번없이 112로 신고하면 된다. 대한응급의학회는 영유아가 골절 등의 손상이 의심되는 상황이면 가급적 2시간 이내 응급실을 방문하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응급의학회는 "최근 안타깝게도 잔혹한 아동학대 사고가 연이어 언론에 보도되면서 아동학대 예방과 신고에 관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다"며 "육아 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부모가 순간의 부주의로 아기를 다치게 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하고 있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아동학대 의심으로 신고를 당해 황당하게 느껴질 수 있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이런 경우 기분이 나쁘고 억울한 느낌에 매우 힘들 수도 있지만 이런 조치가 부모를 벌하고자하는 목적보다는 가정에 전문가 상담 등의 조기 개입을 통해 더 심각한 가정폭력과 불화, 더욱 심각한 아동학대로 진행되는 것을 막아주고 조기에 치료해 우리 사회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어준다"며 "사고의 원인이 단순한 실수라면 사고 예방 교육 및 경각심을 높여줄 수 있는 꼭 필요한 조치"라고 당부했다.

평소 영유아 건강검진 등을 통해 아동 손상 예방법을 잘 숙지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학회는 "영유아 건강검진에서 의사들이 교육하는 아동 손상 예방법 등을 잘 숙지해야하며, 아이들은 아직 미숙하기 때문에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진정한 친구가 되는 부모가 되도록 노력해야 하며, 아이들을 정서적으로나 신체적, 언어적으로 위협을 가하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가장 중요한 건 의료인 스스로 아동의 권리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고, 적극적인 아동학대 예방 인식을 갖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류정민 교수는 "골정 등의 손상으로 아이가 부모와 함께 응급실을 내원했을 때는 여러 가지 정황 등을 살펴본 후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면 신고를 하는 것이 당연한 조치"라며 "그동안 이런 부분에 대해서 의료인이 소홀히 한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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