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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예산’은 펑펑, 가난한 환자들 의료비 지원 예산은 축소장애인의료비 지원·의료급여경상보조 예산 과소편성 탓 연례적으로 미지급금 발생…“정부가 진료 기피 조장”

[라포르시안]  장애인복지법과 의료급여법에 따라 저소득 장애인과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의 의료급여환자의 경우 의료비 중 본인부담금, 또는 본인부담금을 제외한 나머지 비용을 국가예산으로 지원해 주고 있다.

저소득층 장애인과 의료급여 수급자가 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면 나중에 국가에서 의료기관으로 지원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의료급여경상보조와 장애인 의료비 지원사업을 위한 예산이 해마다 과소 편성돼 의료기관에 미지급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영세한 병의원은 의료급여 미지급금 규모가 커지면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의료급여와 장애인 진료비 지원금 미지급 사태가 연중행사처럼 반복되면서 저소득층과 장애인 진료 기피를 초래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 국회 예산정책처가 펴낸 '2017년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도 의료급여경상보조 예산은 4조7,467억원으로 올해(추경 4조8,192억원)보다 725억원이 줄었다.

의료급여경상보조 사업은 연례적으로 미지급금이 발생해 다음연도 예산으로 이를 충당하거나 추가경졍예산을 편성해 미지급금을 해소해 왔다.

▲ 자료 출처: 국회 예산정책처가 펴낸 '2017년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 보고서. 표 제작: 라포르시안 

연도별로 미지급금 규모를 보면 2012년 6,138억원, 2013년 1,726억원, 2014년 834억원, 2015년 290억원 등이다. 올해에도 당초 1,100억원이 넘는 미지금 발생이 예상됐으며, 추경을 통해 800억원 정도가 지원돼 미지급금은 300억원 정도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의료급여 재정수요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도 의료급여 사업 예산을 올해보다 축소 편성했기 때문에 미지급금 상황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의료급여경상보조 사업 예산의 과소편성으로 전년도에 발생한 의료급여 미지급금을 당해연도 예산으로 충당해 회계연도 독립의 원칙을 연례적으로 위반하고 있다"며 "미지급금 최소화를 위해 적정한 예산을 편성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복지부는 2017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의료급여수급권자 자격관리 강화, 사례관리 효과성 제공 등을 이유로 2,000억원이 넘는 재정절감액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이를 근거로 내년도 의료급여 예산을 축소 편성했다. <관련 기사: ‘과다이용’이란 이름의 폭력…의료급여 수급자를 향한 졸렬한 협박>  예산정책처는 "복지부는 2017년도 예산안 편성시 합리적 근거도 없는 2,322억원의 재정절감액을 반영하고 있는 문제가 있다"며 "구체적인 수급자수 감소와 이에 따른 진료비 감소 등 정확한 추계를 통한 예산 편성이 아니라 예상되는 재정절감액을 미리 반영하는 건 예산 부족을 초래할 수 있다. 미지급금을 최소하기 위해 과도한 재정절감액 반영을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료 출처: 국회 예산정책처가 펴낸 '2017년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 보고서. 표 제작: 라포르시안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계속 축소된 '장애인의료비 지원' 예산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저소득 장애인의 의료비 본인부담금을 지원하는 '장애인의료비 지원' 사업 역시 해마다 미지급금 사태를 겪고 있다.

복지부가 편성한 내년도 장애인의료비 지원 사업 예산은 215억원으로 2016년 예산(234억원, 추경 포함시 357억원)과 비교하면 약 142억원이 축소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공공의료 체계 강화로 장애인 건강권 보장' 강화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장애인의료비 지원 예산은 2013년 421억원에서 2014년 240억원, 2015년 240억원, 2016년 234억원 등으로 매년 축소 편성했다.  

이 때문에 장애인의료비 지원 사업에서 연례적으로 수억에서 수십 억원의 미지급금이 발생한다. 2015년 말 기준으로 누적 미지급금은 77억원에 달한다. 복지부는 2016년에도 41억원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올 연말이면 누적 미지급금이 100억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도 예산안은 예년과 비교해 더 과소 편성한 탓에 내년에는 미지급금 규모가 훨씬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예산정책처는 "2013~2015년도 평균 장애인의료비 청구액은 276억원으로, 2017년도 장애인의료비 지원 예산안(213억원)은)을 감안하면 내년에 63억원 정도의 미지급금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가 주먹구구식으로, 혹은 재정절감 차원에서 의도적으로 의료급여와 장애인의료비 지원 예산을 편성하는 탓에 의료기관들은 해마다 미지급금으로 인한 경영난을 겪는다.

특히 의료급여 예산이 소진되는 9~10월경부터 미지급 사태가 발생하면 병의원에서도 의료급여 환자 진료를 기피하거나, 의료급여 수급자가 의료이용을 자제하는 상황이 초래되고 있다.

지방의 한 중소병원 관계자는 "의료급여환자 비율이 높은 중소병원의 경우 의료급여비 연체 규모가 수십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병원들이 불가피하게 의료급여 환자 진료를 회피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도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지만 여태껏 개선되지 않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등은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 없이 해마다 선량한 의료기관과 의료급여 환자들만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의료급여환자는 전형적인 사회 소외계층으로 국가에서 더욱 보호해야할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사회적 차별에 앞장 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산정책처도 "예산 부족에 의한 미지급금 발생시 의료기관의 손해로 이어지며 저소득 장애인 환자와 의료급여 환자의 진료를 기피하는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적정한 예산 편성으로 연례적인 미지급금의 발생을 최소화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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