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학회 분석 결과, 관련 유전자 검사 3배 증가…“수술로 생길 수 있는 득실 충분히 상담해야”

미국의 배우 안젤리나 졸리의 CBS 뉴스 인터뷰 동영상 화면 갈무리.

[라포르시안] 미국의 유명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유방암 예방을 위해 받은 유방절제술 시술 환자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안젤리나졸리' 효과가 국내에도 큰 영향을 미친 셈이다.

한국유방암학회는 1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토대로 '유방암 유전인자 검사(BRCA 유전자 돌연변이검사) 건수 등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BRCA 검사는 유전성 유방암과 관련한 유전자 중 가장 강력한 위험인자로 알려진 BRCA1, BRCA2 유전자의 변이를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판단하는 것이다. 유방암 및 난소암의 가족력이 있는 안젤리나 졸리는 BRCA 유전자 검사를 통해 BRCA1 유전자에 변이가 있음을 확인하고 2013년 예방적 절제술을 받았다. <관련 기사: 안젤리나 졸리의 ‘의학적 선택’, 누구나의 선택이 될 순 없다>

유방암학회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2~2015년 사이 BRCA1 검사 건수는 946건에서 2,837건으로 약 3배 증가했다. BRCA2 검사 건수도 유사하게 증가했다.

예방적 유방절제술 건수도 증가세를 보였다.

전국 28개 대형병원에서 한쪽 유방암이 있는 BRCA 변이 보인자 717명을 조사한 결과, 예방적 수술로 반대편 유방절제술을 받은 건수는 2012년 대비 2015년 5배, 양측난소절제술을 받은 건수는 4.7배 증가했다.

예방적 수술을 시행한 기관수도 늘었다.

반대편 유방절제술을 시행한 기관은 2012년과 2015년 각각 3개에서 8개 기관으로, 예방적 난소절제술은 7개에서 15개 기관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예방적 수술의 목적은 유방암과 난소암의 발생 위험과 사망률을 낮추기 위한 것으로, 수술의 종류는 예방적 유방절제술(예방적 양측, 예방적 반대측 유방절제술), 예방적 양측난소절제술이 있다.

BRCA 검사 건수와 예방적 수술의 증가는 보험 확대와 여성들의 유방암 예방에 대한 인식 증가가 원인으로 분석됐다.

지난 2005년부터 BRCA 검사 건강보험 적용을 시작으로 2012년 5월 보험 대상 확대에 이어 2012년 12월에는 예방적 난소절제술에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이후 안젤리나 졸리의 예방적 수술이 알려지고 유전자 검사에 대한 인식이 더욱 확대되면서 2013년 5월 BRCA 유전자 검사는 전년 동기대비 약 61%까지 증가했다.

전문의들의 인식도 크게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회가 국내 유방암 전문의 7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15년 예방적 수술을 상담하는 경우가 2012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유방암학회 한세환 이사장(아주대학교 병원 유방암센터장)은 "BRCA1, BRCA2 유전자의 변이는 유방암과 난소암뿐만 아니라 남성 유방암, 전립선암, 췌장암, 담도암, 대장암 등 다양한 암의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 학회 김성원 홍보이사(대림성모병원)는 "유전자 검사는 반드시 시행 전 유전상담을 통해 BRCA 변이 확률이 높은 여성을 대상으로 이뤄져야 하며, 특히 예방적 수술을 선택한 경우 수술로 생길 수 있는 득과 실에 대해서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