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사랑 동우회, 질병 인식·스트레스 지수 실태조사

[라포르시안]  국내 C형 간염 환자들은 치료 성과에 대한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비싼 약값으로 인한 부담 때문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C형간염 환자 10명 중 8명꼴로 이미 만성화된 상태에서 진단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진단을 통해 C형 간염을 초기에 적극 치료함으로써 질병에 따른 비용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간사랑 동우회(대표 윤구현)는 C형간염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C형간염 인식 및 스트레스 지수’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13일 공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C형간염 환자들이 질환의 진단 및 치료 과정에서 겪는 스트레스 정도를 파악하고 향후 제도개선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됐다.

설문조사는 간사랑 동우회와 닐슨코리아가 공동으로 지난 9월 19일부터 29일까지 C형간염 환자 및 보호자 107명(환자 76명, 보호자 31명)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C형 간염 진단을 받은 환자 중 76% 정도가 현재 치료를 하고 있거나 이미 치료를 받았으며, 대부분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77.6%)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치료를 받은 환자의 83%는 치료 성과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이는 기존의 C형간염 치료의 표준요법으로 사용된 인터페론(주사제)과 리바비린(항바이러스제)에 이어 최근에 나온 경구용 치료제의 완치율도 높고 부작용도 적어 환자들의 치료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

C형 간염환자와 보호자들은 가장 시급한 지원 정책으로 ‘예방 차원의 국가 검진 지원’(39.8%)과 ‘신속한 보험 급여’(39.8%)를 꼽았다.

예방 차원의 국가검진 지원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응답자(94%)가 필요하다고 답했더. 특히 설문조사에 참가한 보호자들은 전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환자들이 C형 간염 감염을 진단받은 경로는 개인 부담의 건강검진(32.9%)과 직장 건강검진(23.7%)이 절반을 넘었다. 이 때문에 환자와 보호자의 63.6%는 검진 등을 통한 C형 간염 조기 발견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여겼고, 72.0%는 C형 간염 진단 후 가족이나 주변 지인에게 검진을 권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예방 차원의 국가검진 지원이 필요한 또다른 이유는 C형 간염이 사전에 뚜렷하게 인지할 만한 의심증상이 없어 조기진단이 어렵다는 점이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C형 간염 환자 중 34.2%만이 진단 전 의심 증상이 있었다고 답했고, 의심 증상의 종류 또한 일상에서 흔히 겪는 피로 및 기력저하(53.8%)가 가장 많았다.

진단을 받을 당시 상태를 묻는 질문에서 80.3%의 환자가 바로 ‘만성 C형 간염’으로 진단되었다고 답했다. 예방 차원의 국가검진을 통해 조기에 진단하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면 질병으로 인한 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진단 당시 유전자형은 1b형(36.8%)이 가장 많았고, 2형(26.3%), 1a형(10.5%), 3형(1.3%)이 뒤를 이었다. C형간염 확진을 받았음에도 본인의 유전자형에 대해 모른다고 답한 환자도 25%에 달해 많은 환자가 복잡한 유전자형에 따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치료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치료에 사용한 약제를 물은 결과, 닥순요법(다클린자 순베프라) 15.1%, 하보니 9.4%, 소발디 9.4%, 닥소요법(다클린자 소포스부비르) 1.9% 순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환자들은 복잡한 유전자형 등의 어려움으로 자신이 어떤 약제로 치료받았는지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 표 출처: 간사랑 동우회

비싼 약가 부담으로 큰 스트레스…비용 부담으로 치료 포기하는 환자들도   

C형간염 진단을 받은 후 가장 크게 스트레스를 받는 요인은 비싼 약가에 대한 부담감이었다.

환자들이 비싼 약가로 인해 느끼는 스트레스의 평균값은 중증 이상인 8점(10점 만점)으로 나타났으며, 10점 만점의 극도의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답한 환자의 비율도 절반(43.4%)에 가까웠다. 

약값 부담에 이어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7.97점) 완치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7.8점), 주변 사람에게 전염시킬 우려 (7.24점), 치료에 대한 낮은 정보(6.58점) 등을 꼽았다.

보호자들 역시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7.5점)과 비싼약가에 대한 부담감(6.5점)에서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C형간염을 진단받고도 치료를 받지 않았다고 답한 환자들 가운데 80%가 그 이유로 비싼 약가에 대한 부담감을 들었다.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간사랑 동우회 윤구현 대표는 "C형간염 환자와 보호자들은 비싼 약가 부담과 부작용 우려 등으로 인해 치료 기간 동안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최근 들어 인터페론 등 기존 치료제 대비 부작용은 개선하면서도 완치율은 95%이상으로 높인 치료제들이 보험급여가 적용돼 환자부담을 낮추는 등 치료환경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에 망설이지 말고 진단 즉시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 대표는 "예방 차원의 국가검진 실시로 잠재 환자를 발굴하고 진단 받은 모든 환자가 조속히 치료 받아 국내 C형간염 완치의 길을 열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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