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5개 의대·의전원 학생 809명 공동성명 발표

[라포르시안] 고 백남기씨 사망원인과 관련해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학생들과 졸업 동문들에 이어 이번에는 전국 의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이 공동으로 의견을 냈다.

혹시라도 의학적 판단이 아닌 외부의 압력에 굴해 잘못된 사망진단서를 작성했다면 뒤늦게라도 직업적 양심을 지킬 것으로 촉구했다.

전국 15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 809명은 3일 ‘같이, 우리의 길을 묻습니다’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우리들은 이번 사건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반추하고 선배님들과 동기들에게 연대를 요청해보려 한다"며 "의료인들은 돈이나 명예, 정치적 상황을 비롯한 그 무엇보다도 진리와 자신의 직무를 중요시하는 태도를 배우며 다른 직업들보다 높은 도덕성을 요구받는다. 이는 그것이 단순한 인격도야의 길이어서가 아니라 그 자체로 국민보건과 의료체계를 유지하는 의사의 핵심적인 역할이고 사회적인 의무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백남기 씨의 사인을 '병사'로 기재한 사망진단서로부터 촉발된 지금의 논란이 의학과 의사에 대한 사회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은 "의학적인 오류와 의문을 남긴 채 부검 가능성을 열어준 사망진단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외인사임이 명확한 백남기 씨의 죽음에 대한 잘못된 진단서로 의사 전체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합니까"라며 "의사들조차 해당 사망진단서를 비판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이에 근거한 부검영장을 신뢰할 수 있으며, 나아가 어떻게 환자들에게 의사들을 믿고 스스로를 맡기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사망진단서 작성지침을 어긴 것이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외부의 압력 등 다른 이유 때문이라면 지금이라도 직업적 양심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사망진단서 작성지침을 어긴 것이 혹여 단순한 실수가 아닌 다른 이유 때문에 해당 사망진단서가 이런 오류를 범하게 되었다면 의사와 의료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결국 국민 보건에 커다란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참된 의료인이라면 응당 이에 침묵하지 아니하고 자신의 직업적 양심을 지켜야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또한 "신뢰와 긍지, 환자와 양심을 외면하게끔 만든 권력의 칼날 앞에 장차 대한민국 의료를 책임져야하는 우리마저 침묵한다면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의료에 대한 불신이 이 사회를 덮쳐올 것"이라며 "저희는 선배님들께 배운 사회적 책무를 이행하고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학생들과 연대하려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기로에 선 저희가 의사로서의 사회적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선배님들, 부디 목소리를 내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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