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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빅데이터로 ‘창업 지원·일자리 창출’ 설레발대체조체 활성화 등 빅데이터 창업공모 10개팀 선정…“공단·심평원, 국민 건강정보로 창업지원 성과내기만 골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빅데이터센터 내부전경

[라포르시안] 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건강보험 관련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민간의 창업 활성화를 위해 제공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그러나 국민들의 민감한 의료이용 정보를 민간의 창업 활성화를 위해 제공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 의문이 제기된다.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제공하는 창업 아이디어 중에는 '대체조제 활성화'처럼 보건의료 직역에서 갈등과 반발을 초래할 수 있는 내용도 들어 있다.

심평원은 건보공단과 공동 주최한 ‘2016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한 창업 아이디어 공모전’ 시상식을 지난 29일 개최했다.

심평원에 따르면 이번 공모전에는 총 118팀이 창업아이디어 계획서를 제출햇으며, 지난 20일 내·외부 평가위원의 1차 서류심사를 거쳐 10개 우수팀을 선정했다.

심평원과 공단은 공모전 수상팀이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데 필요한 데이터를 맞춤형으로 제공하고, 분석 인프라와 기술노하우(빅데이터 분석 등)도 제공해 창업사업화를 도울 방침이라고 한다.

선정된 10개 우수팀 중에서 최종발표 경연을 통해 최우수상을 수상한 닥터게이트팀은 간단한 상병명(상병코드) 입력만으로 환자가 겪게 될 다양한 질환의 전개 가능성을 추정하고, 적절한 치료 옵션을 제공하는 ‘웹 사이트 정보제공 서비스’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병원 검진 정보 연계를 통한 질병 예측 서비스를 제공하여 환자들의 건강상태에 대한 질병의 초기 발생을 예측하고, 질병예방에 도움이 되는 정보 제공 등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한 ‘질병예측 솔루션 개발’ 아이디어를 제안한 팀은 우수상을 수상했다.

또 의료서비스정보를 가공 및 시각화해 실제 서비스를 받는 대상이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한국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한 의료빅데이터 시각화 서비스’를 제안한 팀도 우수상을 받았다.

10개 우수팀에 포함된 아이디어 중에는 '저가약 대체조제 활성화를 위한 환자 맞춤형 약력관리 서비스' 아이디어도 포함돼 있다.

이 아이디어는 처방내역을 근거로 환자 맞춤형 대체조제 정보, 처방이력관리, 복약관리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이다. 이를 위해서 처방조제내역, 대체조제현황, 개인 투약이력 등의 빅데이터를 활용하게 된다.

창업아이디어 공모전 10개 우수팀이 제안한 아이디어.

하지만 대체조제 활성화는 의료계가 강력히 반발하는 사안 중 하나다.

앞서 정부 차원에서 제네릭 대체조제 활성화나 '저가약 대제조제 장려금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의료계의 반발로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제네릭 대체조제 활성화 정책은 환자를 직접 진료한 의사의 판단을 무시할 뿐만 아니라 환자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복제약을 경제적인 이유에서 임의로 대체조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위험한 일”이라며 “지금도 약국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임의 대체조제가 만연하고 있는 상황이다. 환자가 어떤 약을 복용하고 있는지 의사가 알지 못해 여러 가지 심각한 약화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근본적 위험상황을 정부가 스스로 만드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저가약 대체조제에 대해서 환자의 건강에 위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를 위한 창업에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지원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이 사업에는 처방조제내역과 개인 투약이력 등의 민감한 진료정보가 제공된다는 점에서 더욱 조심스럽다. 

앞서 행정자치부는 지난 6월 발표한 '개인정보 비식별 조치 가이드라인'을 통해 비식별 정보는 추가 동의 없이 활용 가능할 수 있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에 대해서 시민사회단체는 "우리나라는 인터넷, 스마트폰, 금융거래 등 모든 영역에서 실명 기반으로 개인정보가 축적되어 있기 때문에 아무리 강력한 익명화라도 재식별화의 가능성이 다른 어느 나라보다 높다"며 "국민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빅데이터 산업 활성화의 명목으로 소비자 개인정보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보건의료 빅데이터의 정보제공 범위와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데이터의 익명화와 비식별화, 그리고 재식별 가능성에 대한 조치방안 등의 명확한 법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공단과 심평원이 창업지원 성과내기에만 골몰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국민이 낸 건강보험료로 운영되는 건보공단과 심평원이 민간기업의 창업 지원을 위해서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에 대한 판단도 필요하다.

심평원 손명세 원장은 "이번 공모전은 보건의료 산업계에서 보유하고 있는 참신하고 탄탄한 아이디어가 성공 창업으로까지 발전해 보건의료분야의 일자리 창출 및 경제 활성화를 이룰 수 있는 원천이 될 것"이라며 "정부 3.0의 핵심가치인 창조경제 실현으로 수상팀과 유관기관 간 협업을 강화해 신산업 분야를 이끌어 나갈 스타트업 기업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건보공단과 심평원은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해 의료공공성을 강화하는 쪽보다 민간의 창업을 지원함으로써 새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만 강조하고 있다. 한 의료전문가는 "창업 공모전에 선정된 아이디어 중에는 질병예측 솔루션도 눈에 띄는데 이런 서비스는 자칫 불필요한 의료 과다이용이나 의료쇼핑을 부추켜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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